정청래 '행안위원장' 고수 잡음…내우외환 빠진 민주당


野, 코인·돈봉투·인사 논란 악재 속 상임위원장 선출 난항
12일 의원총회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기준 등 논의 예정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자당 몫 상임위원장 선출 기준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김한규 원내대변인이 7일 밝혔다. 사진은 이재명(왼쪽)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남용희 기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3선 중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당내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가상화폐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 사태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혁신위원장 사퇴 논란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리싸움'까지 겹치며 당이 내우외환에 빠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기준 등을 논의한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7일 원내대표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월요일에 의총을 열어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상임위원장 선정 기준에 대해 보고하고 추인을 얻는 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은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의총에서 자당 몫 6개(행안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보건복지위·환경노동위·교육위·예산결산특별위)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장관 출신 내정자에 대해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안건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런 의견을 고려해 당 원내지도부는 새 기준과 원칙을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당 상황을 볼 때 상임위원장 선출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정청래 의원이 연일 행안위원장 사수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서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행안위가 긴급하게 다뤄야 할 일. 당장 집시법 개악 반대, 집시의 자유 보장, 경찰국 폐지 문제, 선거관리위원회 독립성 사수,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 지자체 관권선거 개입 차단, 선관위 유권해석 그때그때 다른 점 등등"이라며 "누가 적임자인가"라고 썼다.

친명계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행안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전날(6일)에는 "헌법, 법률, 명령, 조례 규칙에 관례는 없다"며 "상임위원장 2년 임기 보장의 국회법을 관례로 무력화시킬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 5일에도 "원내대표 말을 철석같이 믿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임서를 제출했는데, 그 이후 나의 손발을 묶고 공격했다. 완전히 속았다. 괘씸하다"며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여야가 행안위와 과방위를 1년씩 번갈아 맡기로 한 합의와 상임위원장 2년 임기를 근거로 자신이 행안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열렸던 본회의에서 행안위원장을 지냈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과방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당 일각에선 주요 당직을 맡고 있거나 장관을 지낸 이는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는 관례를 내세운다.

당 안팎에선 최고위원인 정 의원이 '친명계'(親이재명)라는 점에서 '비명계'(非이재명)와 계파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민주당 한 원외 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비명계 원내대표와 힘겨루기 차원이 아니겠나"라고 했다. 정 의원도 지난 1일 SNS에 "제가 물러나면 다음 타겟팅은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라고 썼다. 비명계를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때문에 오는 12일 본회의 전 열릴 의총에서 계파·선수 간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원내대변인은 정 의원의 완고한 입장과 관련해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감안하고 있다"며 "정 의원의 의견을 포함, 여러 의원의 의견을 고려해 최종적인 선정 기준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내대표단 한 의원도 통화에서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인사 문제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모두 같은 생각일 수도 없기에 여러 군데서 의견을 듣고 있는 상황이며 구체적으로 언급할 만한 것도 없다"며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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