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북한이 서해상에 추락한 위성발사체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발사체 상단부는 몸체보다 직경이 두꺼운 뭉툭한 형태여서 탄두가 아닌 위성이 탑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군 정찰위성 '만리경-1'을 탑재했다고 주장한다. 영국 싱크탱크 IISS의 군사전문가 조지프 뎀프시 연구원은 이 발사체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엔진을 달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장에서 지난달 31일 발사된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이 발사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담긴 발사체 상단부는 몸체보다 직경이 두꺼운 뭉툭한 형태다. 이는 북한의 탄두부가 몸체보다 얇은 탄도미사일과 다른 형태다.
발사체의 화염은 최소 두 줄기가 식별돼 여러 엔진을 결합(클러스터링)한 형태라는 점이 포착됐다. 영국 싱크탱크 IISS의 조지프 뎀프시 연구원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발사체 엔진이 북한의 ICBM인 화성-15형에 장착된 RD-250 파생 이중노즐 액체연료엔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RD-250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엔진이다. 화성-15형은 1단에 RD-250엔진 2개를 사용하며 사거리는 8500~1만3000km에 이른다. 지름 2~2.4m, 길이 21~22.5m다.
발사 장소가 기존 서해위성발사장과는 달라 새로운 발사장이 건립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최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3㎞ 정도 떨어진 바닷가에 조성한 새 발사장(제2발사장)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는 발사 후 2단 엔진이 제대로 점화되지 않으면서 추락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발사 장면을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북한이 실패 시인과 함께 위성이 탑재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사진을 공개한 것은 발사체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기체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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