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를 회복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보다 '정권 안정론'이 작동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든다. 다만 박스권 지지율을 깨고 지지층을 더 넓히기 위해선 인적 쇄신과 소통 강화 등 현재보다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이달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29일 발표한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5월 22일~2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 대상)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1주 전보다 1.0%포인트 상승한 40.0%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1.2%포인트 낮아진 56.7%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8일 알앤써치가 발표한 여론조사(CBS노컷뉴스 의뢰, 5월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준오차 ±3.1%포인트)에서는 긍정평가가 1주 전보다 32.%포인트 오른 44.5%, 부정 평가는 53.2%였다.
가장 큰 반등 요인으로는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12년 만의 한일 정상 셔틀 외교 복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굵직한 외교 행보 성과가 꼽힌다. 여기에 민주당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 등 야권의 연이은 악재로 인한 반사이익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는 대통령의 지지율 '40%대' 회복은 내년 총선과 연계할 때 특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게 되면 '정권 심판론'이라는 선거 구도는 형성되기 힘들다.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게 선거 구도인데 대통령 지지율은 선거 구도 형성에 굉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여전히 50%를 회복하지 못했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추월한 '데드크로스 현상'은 취임 두 달 이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취임 이듬해 1월부터 5월까지 윤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한국갤럽 33.65%, 리얼미터 37.7%)은 같은 기간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율(한국갤럽 71.1%, 리얼미터 68.5%)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또, 대통령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점, 대통령의 비호감도가 여전히 높은 점도 예의주시할 부분이다. 대통령실에서도 집권 2년 차에 안정적인 국정수행을 위해선 지지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형성돼 있다.
신 교수는 "(대통령실에서도) 지지율 관리를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개혁은 중도층에게 소구력 있는 이슈"라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도 본격적인 중도층 확장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주 내 기자회견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은 지난해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마지막이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가장 큰 변화"로 꼽은 외교·안보 성과와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에 대한 추진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연휴 기간 한 동물 예능을 통해 입양한 맹인 안내 은퇴견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중도층을 겨냥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의도적인 행보였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40%대 초반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려면 인적 쇄신과 비호감도 해소가 필요하다. 현재 윤 대통령의 단독 플레이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임기 초반에 얘기했던 책임 장관, 책임 참모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또 '검사스러운' 윤 대통령 이미지를 호감형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한다면 2030 지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엄 소장은 이어 "2030 지지층이 독자적으로 세력화를 했기 때문에 (내년 총선은) '정권 심판론'으로 안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