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페미니스트' 물음에 멈칫한 尹? "질문 다시 한번만"
-올해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윤석열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정상회담을 가졌어. 눈에 띄는 내용이 있다면?
-청년들이 협정 상대국에 체류하면서 어학연수, 취업, 관광 등을 할 수 있는 제도인 워킹홀리데이 연간 쿼터를 1만2000명으로 늘리기로 했어. 연령 상한도 더 늘리고 근로시간 제한도 완화했어. 또 캐나다가 니켈 등 주요 광물 생산국인데 핵심광물 공급망과 청정에너지 전환 부문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도 맺었어. 두 정상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마지막 일정인 공식 만찬에서 서로를 '석열' '저스틴'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을 쌓았다고 해.
-'1971년생' 트뤼도 총리는 수려한 외모로도 유명해. 양국 정상이 회담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직접 실물을 봤는데 입체적인 얼굴이긴 하더라고.(웃음)
-눈에 띈 건 얼굴뿐만이 아니야.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의 상반된 태도와 답변이 인상적이었어.
-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 변화' 등을 묻는 질의에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 나갔는데,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한 질문이 있었어. 캐나다 측 기자가 "중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고 첫 번째 궁금한 점을 물은 뒤, 곧바로 "트뤼도 총리는 페미니스트 어젠더 이야기하는데 페미니스트 관련해 윤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 어떤 언급을 하신 바가 있나"라고 질문했어. 그러자 윤 대통령은 "중국은 알아들었는데... 두 번째 질문은 펨...페미?"라면서 질문 내용을 되물었어. 옆에서 지켜보던 참모진은 돌발 상황에 당황한 모습이었어. 이에 캐나다 측 기자가 "페미니즘, 아니면 성평등 관련해서. 제가 질문을 다시 할까요?"라고 다시 물었고, 그제야 윤 대통령은 질문을 이해한 듯 답변했어.
-동시통역을 통해 질문을 듣긴 했지만, 캐나다 기자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두 번 언급했기 때문에 알아듣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 아마도 윤 대통령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불쑥 튀어나올줄 몰랐던 것 같아.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 성평등 정책 논란이 있는데, 캐나다 기자는 '페미니스트 총리'를 자처하는 트뤼도 총리가 윤 대통령의 성평등 정책이나 인식을 평가한 부분이 있는지 물으려고 했던 것 같아.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그런 언급은 없었다면서 "여성의 정의로운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각 부처에서 노동, 그리고 아동의 교육, 돌봄 이런 모든 차원에서 여성의 정의로운 기회 접근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어. 그렇게 회견이 끝나려는데 트뤼도 총리가 자신에 대한 질문도 아닌데 답변을 하더라고. 정부는 모든 국민의 경제 참여 등에 책임이 있다면서 '포용적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원론적인 말이었지만 자처해서 이런 질문에 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
-양국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어. 시민단체와 여성계는 윤석열 정부 이후 여가부가 부처 슬로건에서 '평등'을 빼고 청소년과 가족 정책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성평등 정책이 후퇴했다고 지적하고 있어.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정말로 양성평등을 실현하려면 정치, 경제 영역에서 여성의 참여가 높아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어. 이번 기자회견을 보니 윤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에 대해 외신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 다음 번엔 관련 질문에 나와도 어색해하지 않았으면 해.
◆김남국 '코인 사태'발(發) 가상자산 전수조사 갑론을박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사태가 국회의원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야?
-맞아. 일단 여야 지도부는 코인 전수조사에 동의했어. 민주당은 가상자산을 재산신고와 이해충돌 내역에 포함시키는 법안을 이달 안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야.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코인 보유 전수조사' 제안에 응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도 전수조사를 실시해 '코인 투기'한 의원이 더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하지만 김남국 의원의 의혹 해소가 먼저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지난 17일 국회의원 전원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 결의안을 의결했어. 이날 의결된 결의안은 의원 전원이 임기 개시일부터 현재까지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과 변동내역을 공직자 재산등록 담당 기관에 자진 신고할 것을 결의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의원의 가상자산 취득‧거래‧상실에 관한 조사를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아울러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가상자산거래소 등 관계기관이 권익위의 조사에 필요한 자료·활동에 대한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어. 오는 25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해당 결의안이 보고될 것으로 보여. 결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해 의결되면 효력이 발생해.
-가상자산 전수조사를 두고 뒷말이 나온다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민주당의 전수조사 요구가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를 희석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어. 한 보좌관은 <더팩트>와 만나 "민주당이 여야 동시에 전수조사를 추진하려는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용"이라며 "코인 게이트로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하더라고. 반대로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과연 코인에 투자했던 사람이 김 의원 혼자뿐이겠느냐"고 하더라고. 민주당 한 비서관도 "국민의힘도 전수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불안한 것"이라며 "정치공세를 길게 끌고 가려는 것"이라고 비판하더라고.
-어찌 됐든 김 의원의 코인 투자 논란은 위법 여부를 떠나 선출직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게다가 김 의원이 상임위원회 활동 중 코인 거래를 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공분이 커.
-정치권 일각에서 실효성에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는 하지만, 가상자산 공개에 대한 여론이 많기 때문에 흐지부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려. 내년 4월 총선이 치러지는 만큼 여야가 이러한 여론을 무시하기도 어려울 듯해. 훗날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