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7세 아들이 '아파트 세대주'…박민식, '정치적 위장전입' 의혹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2019년 아들 제외 가족과 '부산행'
강병원 "'위장전입' 공직 후보자로서 부적절한 행위"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돼 오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박민식 후보자가 2019년 당시 미성년자인 고등학생 아들을 나홀로 경기도 분당 아파트에 세대주로 등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후보자가 지난 3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돼 오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민식 후보자(현 국가보훈처장)가 2019년 당시 미성년자인 '고등학생' 아들(당시 17세, 2002년생)을 나홀로 경기도 분당 아파트에 '세대주'로 등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시 총선 출마를 앞두고 있었던 박 후보자가 '정치적 위장전입', 혹은 부산과 분당 두 지역구를 동시에 염두에 둔 '이중적 정치행보'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시기는 박 후보자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이었던 시절로, 고등학생 아들을 제외한 박 후보자와 나머지 가족들은 부산 지역에 거주지를 등록했다. 박 후보자의 아들이 나홀로 분당 아파트에 세대주로 거주했던 기간은 2019년 4월~2020년 7월까지로, 당시 나이는 고등학생인 17~18세였다. 남자 고등학생이 1년 3개월가량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살면서, 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이야기다.

박민식 후보자는 2009년 5월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매입했다. / 강병원 의원실 제공

<더팩트>가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박 후보자와 가족의 거주지 관련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08년 총선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본인이 배우자와 함께 2009년 5월부터 공동으로 소유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 아파트에서 부산광역시 북구 덕천동으로 옮겼다.

박 후보자는 제18·19대(2008~2016년) 부산 북·강서갑 지역에서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을 지냈다. 하지만 20·21대 총선에선 같은 지역에 출마해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게 밀려 2위로 낙선했다.

박 후보자의 아들이 홀로 분당 아파트 세대주로 등록됐던 기간은 21대 총선 전후다. 한 차례 부산에서 낙선하고, 재도전을 할 시기에 고등학생인 아들만 박 후보자가 부부가 소유한 분당 아파트에 세대주로 등록하고, 본인과 다른 가족은 모두 부산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2019년 당시 17세였던 박민식 후보자의 아들은 나홀로 분당 아파트 세대주가 됐다. 박 후보자 측은 학업을 이유로 아들이 혼자 분당 살이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병원 의원실 제공

이와 관련 박 후보자 측은 "2019년 4월~2020년 7월 당시 박 후보자 아들이 학업 문제로 혼자 분당 소재 아파트에 살았던 것이 맞다"며 "배우자는 박 후보자의 의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소지를 부산으로 옮겼지만, 아들이 분당에 거주해서 당시 분당과 부산을 왔다 갔다 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21대 총선 낙선 후 1년 뒤인 2021년 4월 9일 거주지를 본인 명의 분당 아파트로 옮겼다가, 11일 만에 모친과 여동생이 거주하는 부산의 한 전셋집으로 거주지를 다시 옮겼다. 그리고 이듬해 5월 2일 가족들이 거주하는 분당 아파트로 다시 거주지를 옮겼다.

모친과 여동생이 거주하던 부산의 한 전셋집으로 주소지를 옮긴 기간 박 후보자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해 선거대책본부 전략기획실장 등을 맡았다. 이에 실제로는 윤 후보의 선거 지원을 위해 분당의 아파트에 가족들과 함께 거주했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거주지는 분당이면서 전입신고는 부산에 했다면 '위장전입'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 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부산으로 거주지를 신고했을 당시 대선 캠프 활동도 했지만, 지역구 당협위원장으로 부산에서도 활동을 했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일조한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운영되는 기간 분당으로 다시 거주지를 옮긴 박 후보자는 분당갑 지역구에 출마 의사를 보였다. 지난해 6월 보궐선거 당시 박 후보자는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자의 출마로 공석이 된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이 지역 출마로 도중 포기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후보자가 오는 2024년 22대 총선에서 다시 분당갑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4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모습. /뉴시스

박 후보자 측은 야권 일각에서 '부산 지역구 활동 중 분당 총선 출마 가능성도 염두에 뒀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선 "분당에 터를 잡은 것은 검사 재직 당시 2004년 8월 서울중앙지검 발령 때문이었다. (최근 행보를 두고) 그 이전에도 분당 출마를 염두에 뒀던 것이 아닌가 하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강병원 민주당 의원 측은 박 후보자가 명백히 '정치적 위장전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박 후보자는 과거 국회의원 시절,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그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했던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지난 2011년 당시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던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를 거론했다.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청문위원이었던 박 후보자는 조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강 의원은 "위장전입은 공직 후보자로서는 부적절한 행동이며, 구구한 변명이 필요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는 과거 발언을 후보자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 후보자 측은 '2024년 총선 분당갑 출마설'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보훈부 처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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