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등 공동위기 대응과 전략적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고 대통령실이 14일 밝혔다. 또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참배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전하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국 정상회담 개최일은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1일이 유력하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의 위협에 맞선 대응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역내 공급망 불안정, 에너지 위기 등 공동의 도전에 대응해 한·미·일 협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전략적 공조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도 지난 9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다음 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안보 공조를 통해 역내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연대를 보다 공고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열리는 3국 정상회담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에도 4월 미국 국빈방문, 3월과 5월 한일 서틀외교 복원 등 긴밀한 한미일 외교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3국간 결속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에는 한미일 정상 간 공동 발표 대신 각자 발표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놈펜 정상회의에서는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하고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등 안보 협력, 첨단기술·공급망·에너지 등 경제 안보와 기후위기 협력 강화에 뜻을 모은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히로시마에서는 새로운 합의사항보다는 각 정상이 보고받고 조율된 내용을 각자 발표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한일 정상회담 합의대로 G7 정상회의 개최 기간에 기시다 총리와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할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이 위령비를 찾는 것도, 양국 정상이 공동 참배하는 것도 처음이다. 김 차장은 "두 정상의 참배는 과거 히로시마 원폭으로 희생된 한국인을 위로하고, 한일 양국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 나가자는 다짐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김 차장은 "최근에 미국, 일본 등 핵심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신뢰를 구축한 양자 외교 기조를 다자 외교의 장으로 확장하는 흐름"이라며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사회의 연대와 협력에 대한 우리의 기여 방안을 제시하고, 주요 우방국 정상들과 유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확대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국제 식량안보 위기와 기후 변화 등 글로벌 의제에 대한 연대의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또 2박 3일 일정 동안 G7 정상회의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과 다수의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G7정상회담을 전후로 한 일정도 연쇄적으로 예정돼 있다. 오는 17일 한·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및 공식 만찬을, G7 정상회의 직후 방한하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도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 업무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22일에는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 공식 만찬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