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1등 신랑감·워런 버핏?"…김남국 '패러디 봇물'


김남국 코인 논란, '이해충돌'·'쪼개기 이체' 등 의혹 확산일로
"김 의원 검소하다"…장경태 옹호 발언도 논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60억 코인 논란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김 의원은 2020년 3월 100만 원도 절박하다며 정치후원금을 모금했다. /뉴시스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조채원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60억 코인' 논란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해충돌', '쪼개기 이체' 등 관련 의혹이 확산하는 데다 김 의원 해명조차 시원스럽지 못한 탓이다. 김 의원은 합법적 투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민생 위기 속에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여론은 점점 나빠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안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올 정도로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기류가 감지된다.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당 진상조사단과 윤리감찰단을 동시에 가동하며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김 의원 논란과 관련해 '검소하게 사는 게 죄가 되냐'고 옹호했다. '김 의원이 정말 뜯어진 운동화를 신고, 식권이 3800원인 구내식당에서 밥도 자주 먹는다'면서다. 그러나 <더팩트> 취재 결과 국회 구내식당 가격은 과거에나 현재에나 3800원은 없었다.

-아울러 민주당이 2024년 총선 공천룰로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이후 상급심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에 부적격 처리한다'는 규정을 삭제해 도마에 올랐다.

-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사전 공지 없이 용산 대통령실 기자실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의 기자실 방문은 취임 직후였던 지난해 5월 13일 이후 두 번째다. 1년 전체로 보면 소통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도어스테핑은 중단됐고,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없었다. 대통령실은 다양한 소통 방법을 고민하는 듯하지만, 소통이 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과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구 옛 국방부 청사로 옮긴 윤 대통령. 보다 '질 높은 소통'을 위해선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이 많아 보인다.

- 9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올해 여름부터 바다로 방류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놓고 여야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정부·여당은 시찰단 파견을 통해 안전성을 촘촘하게 검증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민주당은 시찰 기간이 짧다는 점, 일본 측이 '안전성 평가나 확인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점을 들어 형식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수십억 원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의혹을 받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의혹을 풍자하는 포스터가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1등 신랑감·워런 버핏"…김남국, 코인 논란 '강타'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코인 투자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어. 악재를 만난 민주당은 자체 진상규명 등으로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강제 수사의 필요성까지 제기하며 거세게 압박하고 있어. 여야가 김 의원의 가상화폐 보유 의혹에 대한 공방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야.

-김 의원의 코인 투자 논란은 지난 5일 언론 보도로 촉발됐어. 김 의원이 2022년 1~2월 게임업체가 발행한 '위믹스' 코인 80만 개를 보유했다가 같은 해 2월 말에서 3월 초 전량 인출했다는 취지의 내용이야. 김 의원이 당시 보유했던 코인의 최고가는 한때 약 6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어. 정확한 액수가 아니라 추정치인데, 보유 액수가 이보다 더 많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어.

-또한 김 의원이 가상화폐 과세 유예 법안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충돌 의혹'도 일었어. 김 의원은 2021년 12월 가상자산 과세유예 법안뿐 아니라 같은 시기에 가상자산(암호화폐)시장을 키우는 내용이 포함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어. 또, 지난 대선 당시 김 의원은 대체불가토큰(NFT) 테마 코인을 보유한 상태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온라인소통단장을 맡아 NFT 활용 '이재명 펀드'를 기획 출시했는데, 본인이 소유한 코인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대선 펀드를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어.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이 더욱 확산하고 있어. 김 의원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이상 거래 의심을 피하고자 가상 자산을 수십 차례에 걸쳐 '쪼개기 이체'한 의혹이 제기됐다는 취지의 보도, 지난해 5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던 시각에 거래를 진행한 정황이 나왔다는 보도도 나왔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많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일 김 의원에 대해 윤리감찰을 지시했어.

-김 의원은 어떤 태도야?

-김 의원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 자신의 금전 거래는 모두 실명 인증된 계좌를 통한 것이었으므로 위법적이지 않다고 강조했어. 미공개 정보 이용, 이해충돌 소지 등과 관련해서도 강하게 부인했어.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금 출처 의혹 등에 대해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들어오는 돈도 하나도 없다. (내역을) 공개하면 모든 게 투명해질 것"이라고 했어. 하지만 자금 출처, 투자 규모나 배경, 코인 보유 현황, 거래내역, 현금화 과정 등 의문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12일 김 의원이 ‘에어드롭’ 방식으로 코인을 무상 지급 받은 사실이 있다고 당 최고위원회에 보고했어.

-위믹스 코인 30억 원어치를 출시 한 달도 안 된 신생 코인으로 갈아탔다는 의혹도 있는데, 온라인상에서 "야수의 심장",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뺨친다", "라면만 먹는 수십억 자산가"라는 식의 비난 글을 쉽게 볼 수 있어. 풍자물도 속속 나오고 있어. 영화 '글레디에이터'의 주인공 막시무스(러셀 크로우 분)의 명대사를 인용한 패러디 포스터가 눈길을 끌어. 김 의원의 인물화가 담긴 배경에 "대한민국 1등 신랑감, 당당하게 거침없이 플렉스(Flex) 하라"는 글귀가 쓰인 포스터도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어.

최근 온라인상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의혹을 풍자하는 포스터가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여당은 물론 민주당 안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올 정도로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기류가 감지돼.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는 12일 "김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은 무너진 민주당 도덕성의 상징"이라며 "앞에서는 가난함을 강조하고, 뒤에서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는 위선적 행태를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어. 김 의원이 과거 "매일 라면만 먹고 구멍 난 운동화를 신는다"고 언급한 바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국민의 실망과 분노도 커지고 있어. 김 의원은 지난 6일 암호화폐 보유 논란의 위법성을 일축하며 "정치생명과 전 재산 모든 것을 다 걸겠다"고 말했어. 이를 두고 한 기자는 이같이 말하더라고. "재산이 수십억 있으면 정치인 하지 않고 여행 다니면서 여유롭게 살겠다"고.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 60억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을 비호하면서 3800원이라고 한 말이 확인 결과 사실과 달랐다. /이새롬 기자

◆ 장경태 "김남국, 나랑 3800원짜리 밥 자주 먹는다"고 했는데...국회 밥값은 얼마일까?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코인 논란이 계속되는데, 장경태 의원의 발언이 잠깐 눈에 띄었지?

-맞아. 장 의원은 지난 8일 YTN 라디오에서 김 의원을 감싸면서 "검소하게 사는 것이 죄가 되냐"며 "저도 옆에서 김 의원을 많이 보지만 김 의원은 정말 뜯어진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저와 함께 국회에서 3600원짜리, 3800원으로 올랐는데 구내식당에서 밥도 자주 같이 먹는다"고 항변했거든. 김 의원을 향한 "60억여 원이 있으면서 매일 라면을 먹는다는 둥 가난함을 강조하며 후원금을 요청했냐"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야.

-본질을 어긋났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김 의원을 향한 비판의 핵심은 그가 가난한 '척'을 하면서 후원금을 모금했다는 거잖아.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했어. "앞에서는 가난함을 강조하고, 뒤에서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는 위선적 행태"라고 말이야.

-게다가 장 의원의 해명이 재밌었던 건, 국회 구내식당에는 3800원짜리 밥이 없다는 점이야. 현재 국회 안에는 7개의 식당이 있는데 3곳은 위탁운영이고 4곳은 직접 운영하고 있거든. 아무래도 위탁보다는 직영 식당이 밥값이 더 저렴해. <더팩트> 확인 결과 2023년 현재 직영 구내식당의 밥값은 4200원이었어. 국회 사무처에도 문의해 봤는데 3800원짜리 밥은 없었어. 3600원짜리 라면은 있다고 하더라. 더욱이 사무처 관계자는 "2018년에 3600원이었다가 2020년 10월에 3900원, 2022년 4월에 4200원으로 인상됐다"며 "3800원이었던 적은 없다"고 하더라고.

-장 의원 측에도 이런 사실을 물었다고?

-장 의원은 행정비서관이 식권을 한꺼번에 구매하고 본인도 그때그때 받아 쓰고 있어서 제대로 확인 못 했다고 하더라고. 의원실은 "방송중 기억을 더듬어 발언하다보니 대충 4000원 전후라고 생각했었다. 식권 가격을 헷갈린 것일뿐 다른 내용은 진실이다"이라고 밝혔어. 그러면서 말의 취지는 김 의원이 실제로 검소하게 생활한다는 것이니 취지를 봐달라고 했어.

-장 의원은 지난번에도 '아동 성적 학대'라는 말로 논란이 된 적 있어. 당시에도 "취지는 동의 없는 신체접촉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 그때와 겹쳐 보이네.

-취지가 좋더라도 그 이유가 사실과 다르다면 글쎄. 믿음이 안 가는걸. 장 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자 제1야당의 최고위원이야. 그만한 책임감을 느끼고 신중히 발언했으면 하는 바람이야.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룰 규정을 삭제했다. 이를 두고 셀프 구제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민주당, 공천룰 규정 삭제에 '이재명 방탄' 논란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22대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공천룰)에서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이후 상급심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에 부적격 처리한다'는 규정을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네.

-해당 공천룰이 적용되면 1·2심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총선에 출마할 수 있게 돼. 21대 공천룰에서도 당내 자체 심사를 통해 구제받는 경우는 있었는데, 이번에는 문구 조항 자체를 삭제한 거지. 이를 두고 현재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의원 다수가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규정 삭제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와.

-민주당은 현실이 달라졌으니 이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야. 의원들을 향한 수사를 '검찰의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총선을 대비해 방어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거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공천룰 수정에 유죄 판결을 받아도 출마를 허용한다는 것이 정말 가관이라고 힐난했다. /남용희 기자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10일 CBS 라디오에서 "지금처럼 야당 의원들이 수사 대상에 많이 오르고 무차별적 기소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전하게 그냥 다 기회를 박탈하자, 이것 또한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며 "반대로 말하면 공천권을 검찰이 가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기소를 하면 출마를 못 하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어.

-하지만 규정 삭제를 두고 '셀프 구제' 공천룰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네.

-민주당의 공천룰 변경에 여권의 비난은 빠르게 이어졌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관련해 당 최고위에서 "1심이나 2심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아도 항소·상고해서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는 총선 출마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교묘하게 고쳐놓은 것"이라며 "기소가 됐을 때도 당직이 정지하지 않도록 예외를 적용한 데 이어 유죄 판결을 받아도 출마를 허용한다는 것까지 정말 가관"이라고 힐난했어.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장 이재명 대표부터 '셀프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등) '사법 쓰나미'에 휘말린 수많은 민주당 현역 의원들도 이번 개정을 통해 당 지도부에 줄만 잘 서면 공천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비판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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