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선동' 말아야"


與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발족 "과학적 검증으로 괴담 퇴출할 것"
野 "허울뿐인 시찰단 파견...오염수 방출 면죄부될 것"

우리나라 전문가 시찰단의 일본 후쿠시마 시찰단 방문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성일종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및 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한 우려를 '괴담 정치 선동'으로 규정하며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해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면죄부 시찰"이라는 비판과 함께 정부·여당이 사실상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시찰단 성격을 두고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찰단 파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9일 국회에서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TF를 발족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국내 전문가로 구성된 시찰단을 후쿠시마에 파견하기로 협의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괴담을 반드시 퇴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다. 그럴수록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해서 더욱 철저하게 검증하고 빈틈없이 국민의 건강 대책을 세우는 게 정치권의 책무"라며 "검증 안 된 내용의 괴담을 유포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실효적 대책 마련에 조금도 도움 안 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 전문가의 현장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적인 후속 조치 마련을 당부하셨고 외교부는 23~24일 시찰단 파견 일정을 정하는 등 신속하게 움직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제외한 국가 단위의 검증을 거부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IAEA 11개국 검증과 4개국 검증 등 투트랙 검증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은 이미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에 더해) 한일 양국은 예외적인 검증에 합의하고 추가적인 검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포심에 의존하는 괴담이 과학을 이기는 비정상적 상황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야당과 일부 환경단체에서 괴담을 끊임없이 퍼뜨려 가며 사회적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며 "괴담 정치 선동으로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경험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오염수 문제는 철저히 과학으로 풀어가야 한다"며 "IAEA는 11개국 전문가로 모니터링 TF를 구성해서 오염수 처리 과정 검증하고 있고 다음 달 최종 보고서 나온다. 한일 공동기자회견으로 시찰단 합의 발표한 것은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TF 위원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은 "국민의힘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TF'는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문제에 관해 정치나 감정이 아닌, 오로지 과학적 사실과 명확한 근거에 기반해 우리 바다와 국민의 식탁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임무"라며 "최근 야당은 일본 후쿠시마를 방문해 뜬금없는 '반일 퍼포먼스'나 벌이고 돌아오는 등 사실관계를 검증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제2의 광우병 괴담'을 만들어 국민을 속이려는 정치 퍼포먼스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과학의 영역을 정치로 오염시켜 국민을 속이는 일을 그만하시기를 바란다"며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0월 15일,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 합동 TF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현황'이라는 제목의 대책 보고서를 작성해 일본의 다핵종 처리설비(ALPS) 성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때 과학자들을 동원하여 문제없다고 결론 낸 일"이라며 "우리가 국제기구의 검증마저 무작정 부정하고 일본이 과학적 기준과 국제법을 지켰음에도 괴담으로 국제기구와 국제사회를 부정한다면 대한민국이 문명국이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야권과 시민단체는 9일 이번 시찰단의 후쿠시마 방문이 오염수 방출의 면죄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관련 공동기자회견이 지난 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와 강제동원의원모임, 역사정의평화행동, 후쿠시마오염수 공동행동 등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야권은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면죄부만 줄 수 있는 허울뿐인 시찰단 파견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정확한 자료와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검증단 파견"을 촉구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우리 국민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선(先) 철회 후(後) 국제기구 및 관련 국가와 민간 부문의 실질적 현장 조사'가 양국 간 논의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지는 못할망정 이제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방조'하는 입장을 넘어 '동조'하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당수 국민은 이번 윤석열 정부의 시찰단 파견에 대해 '공동 조사'라기보다는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의 홍보 내용을 둘러보는 견학에 가깝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실제로 일본이 개별 국가에 시찰을 허용한 것은 대만과 태평양 섬나라 18개국이 모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라며 "대만과 태평양국가 시찰단이 지난해와 올해 후쿠시마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일본 측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오염수 탱크, 다핵종제거설비, 해저터널 등을 살펴보는 일정이 전부였다"고 했다.

정의당은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일본 어민 초청 증언 및 향후 연대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금 한일 간 추진 과정들은 7월 방류를 이미 기정사실로 해놓은 후 공동시찰은 명분일 뿐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시찰단은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준비할 시간도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구체적인 검증을 위한 자료 제출을 성실히 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가서 시찰하는 것이 도쿄전력이나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는 해저터널을 단순히 보고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설명만 듣고 오는 요식적인 자리가 될 우려도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우려가 쏟아졌다.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시찰단 파견을 두고 "그냥 한번 둘러보는 걸 허용하겠다는 식이기 때문에 거의 문제가 없다고 (일본이) 그동안 주장해 온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정도의 면죄부가 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그는 "단순히 오염수를 알프스를 통해 걸러낸 뒤 거기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한 쟁점이지만 근본적으로 문제가 된 원전의 오염수들이, 지하수들이 도대체 왜 계속 나오는가? 그리고 나오는 양이 상당히 많은데 그걸 과연 다른 방법으로 처리할 방법은 없는가? 이런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면서 "이런 걸 빼놓고 단순히 오염수가 어떻다저떻다하는 것은 일본이 바라보고 있는 시각을 다시 한번 반복하는 정도밖에 안 된다"고 짚었다.

최 부위원장은 "오염수 방류에 우려하는 환경단체와 정부 간 소통이 있었냐"는 진행자의 질의에 "없었다"며 "우리나라 국민 다수가 우려하는 뜻을 대변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AEA 보고서를 두고도 "IAEA는 후쿠시마 시찰단이 여러 차례 방문하고 중간보고서도 여러 차례 나왔다. 그 내용은 일본 정부가 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IAEA는 원전을 상업적으로 잘 이용하겠다는 국가들의 모임이고 일본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전문가 시찰단이 가서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고 더 나아가 IAEA 최종보고서에서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버리면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에 제한을 두는 우리 조치를 방어할 여지가 아예 없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없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일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후쿠시마 현지에 시찰단을 보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시찰단의 성격을 두고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의 의견이 엇갈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인수 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시찰단 파견을 두고 정부·여당과 일본 정부의 의견이 엇갈리며 시찰단의 성격과 실질적인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외교부는 이날 "우리 정부의 관련 기관과 산하기관의 전문가들이 오염수 처분 시설, 관련 시설과 설비 현장을 방문해 직접 시찰하고 확인하면서 필요한 전문적인 분석을 할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자평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한국 시찰단이 오염수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한국 전문가 현지 시찰단을 파견, 국장급 협의 등의 기회를 통해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정부 명칭)' 해양 방류의 안전성에 대한 한국의 이해가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일 양국은 지난 7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전문가의 후쿠시마 원전 시찰에 합의했다. 시찰단은 이달 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을 3박 4일 이상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국은 가까운 시일 내에 국장급 협의를 열고 5월 23~24일 시찰단 파견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윤현수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이, 일본에서는 가이후 야쓰시 외무성 군축불확산과학부장이 참석한다. 일본 정부는 올여름부터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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