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미국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을 찾아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거짓 선동과 가짜 뉴스로 인해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을 겨냥해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태도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110년 전, 대한민국의 초대 이승만 대통령께서 조국의 독립과 미래를 꿈꾸며 공부했던 이곳 하버드대에서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으로서 연설하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며 "저는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하버드 로스쿨 교수진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자유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인류의 역사는 곧 자유 수호와 자유 확장의 역사였다. 중세 시대 신분의 질곡에서 해방돼서, 자기 자신의 인생을 자유롭게 창조해 나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걸어온 기나긴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로 70년을 맞이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 온 중심축이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의 자유 수호를 위한 안전판의 상징이었다"며 "그제 저는 바이든 대통령과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의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미동맹은 단순히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편의적 계약 관계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금 전 세계를 돌아보면 우리가 땀과 희생으로 지켜온 자유와 민주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고, 위기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민주주의는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하는데 허위 선동과 거짓 뉴스가 디지털, 모바일과 결합해서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그러므로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주의는 상식과 진실, 그리고 양심으로 대표되는 지성에 기반하는 제도"라며 "거짓 선동과 가짜 뉴스라는 반지성주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위기에 빠뜨린다"고 했다.
이어 "조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흔들고 위협하는 세력이 있다"며 "바로 독재와 전체주의 세력이다. 그리고 이들 편에 서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들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용기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자유,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종종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로 나타난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1년이 넘었다.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다"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국제사회가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한다"며 "그래서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시키고 앞으로 이런 시도를 꿈꿀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무시하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태도의 결정판이 '북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북한의 핵 위협, 인권 침해 실상에 대해서 언급한 뒤 "결국 세계 어디서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바로 독재와 전체주의에 의해 이뤄진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들은 민주 세력, 인권운동가 등으로 위장하고 있다. 이들을 늘 경계하고 속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자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 시대의 자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는 디지털 심화 시대에 맞춰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로 인류의 삶은 한층 편리하고 풍요로워졌지만,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는 부작용도 초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유를 침해하는 디지털 기술의 악용은 전 세계 자유시민이 연대해 이를 막아야 한다"며 "디지털 질서가 정당성, 통용성, 지속가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 질서와 규범이 세계시민의 자유와 후생을 극대화하고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며, 특히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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