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7세 '창녕의 딸' 우서영 "민주당 험지 정치, 계속 할 것"


우서영 경남도의원 전 후보 "선거 동안 유권자 만나며 행복했다"
"지역 위해 진정성 있게 '험지 중 험지' 창녕서 일하겠다"

1996년생 우서영 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의원 후보는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24.25%(3709표)를 얻어 험지에서의 선전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더팩트>는 우 전 후보를 만나 선거 후기, 정치인으로서의 포부 등을 물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네. 앞으로도 경상남도에서 정치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1996년생 우서영 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의원 보궐후보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지역을 쭉 지켜온 '창녕 토박이'다. 그는 지난 4월 5일 '2023년 보궐 선거'에서 경남 도의원(창녕군 제1선거구)으로 출마해 2위로 낙선했다. 27세 청년 여성이 민주당의 '험지 중 험지'라 불리는 경남 지역에서 24.25%(3709표)의 표심을 얻은 것을 보고 정치권에서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우 전 후보는 15% 득표를 넘긴 덕분에 선거 비용도 모두 보전받을 수 있었다. 한 현직 민주당 의원은 우 전 후보를 두고 "아주 괜찮은, 미래가 기대되는 당의 인재"라고 호평했다.

<더팩트>는 지난달 25일 보궐선거를 마친 우 전 후보를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정치를 하게 된 계기, 보궐선거 낙선 이후 근황, 앞으로의 진로 등을 물었다.

우 전 후보가 정치에 꿈을 두게 된 것은 가족들의 영향이 크다고 했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도 외조부였던 故 심삼동 씨(그리고 성기욱 전 민주당 창녕군수 후보)를 꼽았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왔던 심 씨는 '첫 풀뿌리민주주의'였던 1991년도 당시 군의원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우 전 후보는 외할아버지를 회상하며 "돈 선거 없는 깨끗한 선거를 하셨고, 비록 낙선했지만 이후에도 창녕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하며 살아가셨던 분"이라고 했다. 외조부모 손에 이끌려 어릴 때부터 노인정과 보육원 등 자원봉사를 도맡았던 우 전 후보는 성장과 함께 자연스레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며 살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했다.

우 전 후보는 민주당이 제가 가진 신념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서민을 위한 당이라는 당의 정체성, 그리고 사회 문제를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의 책임으로 보는 관점도 제가 세상을 보는 가치관과 맞아떨어졌다며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남용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 전 후보는 "민주당이 제가 가진 신념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서민을 위한 당'이라는 당의 정체성, 그리고 사회 문제를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의 책임'으로 보는 관점도 제가 세상을 보는 가치관과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밀양시의령군창녕군함안군 지역위원회 일을 하면서부터다.

"피켓을 들고 명함을 돌리면서 군민들의 삶을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었어요. 발로 뛰면서는 제가 살아온 고향에 대한 애정을, 사람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들으면서는 군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열정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그는 자신이 후보가 된 첫 선거를 치르게 된다. 우 전 후보가 선거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행복'.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에너지를 얻었다고 했다.

당시 '창녕의 딸'이라는 홍보 문구를 걸고 유세했던 우 전 후보가 선거 운동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저를 보고 욕을 하거나 침을 뱉는 사람을 봤을 때도 명함을 찢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아니었다. 저의 선거 활동을 지켜보며 제 두 손을 꼭 잡으며 '창녕에 남아 꼭 창녕을 위해 살아달라. 창녕을 지켜달라'고 눈물 짓던 주민들을 만났을 때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보수색이 짙은 경남 지역에서 '파란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또 지난 선거 당시 유권자들이 '우서영의 성장기를 보는 것 같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일례를 들었다.

"아주 초반에는 많은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제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과거'를 물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지 제 '현재'를 물어보더라고요. 한 달쯤 지났을 땐 제가 창녕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또 무슨 일을 할 건지 제 '미래'를 물어보셨습니다. 비 오는 날 비를 맞으며 인사드리는 저에게 '우서영 화이팅'을 외치던 분들, '마시고 하라'며 물 한 잔을 건네주던 분들을 저는 아직도 다 기억합니다."

우 전 후보는 선거 당시 자신을 응원해주던 유권자들을 하나하나 기억한다고 했다. 사진은 선거 기간 당시 지지자가 건네준 응원(필승! 딸래미!)의 메시지. /우 전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우 전 후보는 선거 이후 근황을 묻자 7개의 읍면 구석구석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낙선 인사'를 하는 것이 가장 먼저였다고 했다. 저녁에는 선거기간 동안 다녔던 상가를 찾으며 감사 인사를, 창녕장(場)·이방장(場) 등 장날에는 지역장을 찾았다.

창녕의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는 '정주 여건 개선'이 꼽힌다.

우 전 후보는 이에 대해 "창녕은 한 해 출생인구가 150여 명인 데 반해 사망 인구는 950여 명으로 출생 인구가 6배에 달한다. 특히나 젊은이들의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작년 한 해에만 창녕 인구 1800명이 줄었고 (이에 따라) 병원, 학교, 마트, 생활 편리시설 등 도시에 꼭 필요한 기반 시설이 부족해지고, 정주 여건은 더욱 악화하고 있는 것이 우리 창녕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 전 후보는 "지방에 특별교부세 등을 더 내려주고 일자리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정주 여건도 같이 개선될 수 있다. 여기에 교통 모델 고도화 및 다양화, 취약계층 주거 환경 개선, 생활 인프라 개선, 통합적 지역개발을 통한 정주 기반 내실화, 농촌 임대주택 조성 등 정책으로 국가 균형 발전과 함께 정치적으로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험지' 경남에서 계속 정치를 할 것인지 묻자 돌아온 대답은 "네". 우 전 후보는 "창녕군도 민주당의 '험지 중 험지'다. 후보군 발군도 어렵고, 낙선할 게 뻔하지 않냐며 출마를 고심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당적을 가지고도 '민주당이다'라고 목소리 내기도 힘들다. 그래서 (정치 활동을 위한) 네트워크도, 조직 구성 등 모두 힘이 들기도 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지역을 위해 진정성 있게 일하다 보면, 경남에서도 '지역색을 떠나 사람을 보고 투표할 만한 정치인'이 나오지 않겠냐는 게 우 전 후보의 생각이다. 그는 "정치는 정치인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군민과 함께 해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정치인이라면) 군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전달하기 위해 현실을 이해하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서영 더불어민주당 전 경남도의원 후보가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우 전 후보는 본인 정치의 핵심 가치는 '주변에서 받은 사랑을 감사히 여기고 베푸는 마음'에 있다고 했다. 정치인의 기본자세가 나를 위하는 것이 아닌 국민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도 미국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했다. 작중 나무는 자신이 사랑하는 소년을 위해 전 생애동안 자신의 열매, 나뭇가지, 몸통 등을 내어준다. 소년도 나무도 늙어 나중에는 나무가 더 내어줄 것이 없자 노인이 된 소년이 나무 밑동에 앉아 쉼을 얻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하지만 소년은 나무에게 고맙다 하거나 베푼 적이 없지 않나'라는 기자의 딴지(?)에도 우 전 후보는 소년의 그런 모습 또한 나무를 향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도 소년이 나무에게 고마워하지 않았을까. 소년은 나무를 항상 다시 찾아오고, 마지막까지도 나무와 함께였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무를 찾았던 건 소년"이라고 답했다. 정치를 통해 '희생과 사랑'을 실현하고 싶다면서도 "너무 교과서 같겠지만"이라는 말과 함께 웃음을 보이던 우 전 후보의 생각과 상당히 맞닿아있는 말이었다.

우 전 후보는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을까. 그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나무는 소년의 일생동안 안식처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나무가 그랬듯 욕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고마움을 느끼게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더라"라며 "앞으로 국민들과 함께하며 '세상의 배경'이 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미래의 포부를 드러냈다.

우 전 후보는 앞으로 국민들과 함께하며 세상의 배경이 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질문에 답하며 환하게 웃는 우 전 후보. /남용희 기자

☞ 우서영 전 후보는 누구? 1996년생. 한동대학교에서 한국법,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했다. 2022년 지방선거 밀양시의령군창녕군함안군 지역위원회 총괄기획을 맡았고, 이후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지역사회에서 민주당 정당 활동을 해왔다. 2023년 4.5보궐선거 총괄상황실차장을 맡다가 경남도의원후보로 발탁되어 출마해 2위로 낙선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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