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우리 경제사절단과 함께 미 주요 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나며 청정수소, 반도체, 탄소중립 등 '첨단 기술 동맹 강화'를 위한 경제 행보에 주력했다.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으로 방미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두 번째 일정으로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투자신고식에 참석했다. 전날(24일) 넷플릭스 CEO와 접견하며 K-콘텐츠에 대한 25억 달러 투자를 이끌어낸 대통령은 오늘 투자신고식에선 미 첨단 기업 6개 사로부터 총 19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 이틀 만에 4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세일즈 외교' 성과를 창출했다.
윤 대통령은 투자신고식에서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 주신 미국 기업인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온세미컨덕터와 그린트위드의 반도체 분야 투자는 경제안보의 핵심,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첨단 기술 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에어프로덕츠와 플러그파워의 청정수소 분야 투자,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와 EMP 벨스터의 친환경 분야 투자는 에너지와 산업 구조의 친환경 전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투자는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한미동맹에 큰 의미가 있다"며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으로서 군사안보에서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까지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내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 산업 공급망 협력과 우주, AI(인공지능), 양자, 바이오 등 첨단 과학기술 협력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한국에 투자하는 미국 측 기업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고, 첨단 산업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분들에게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투자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이나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한국 정부에 전달해 주시기 바라고,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상공회의소 리 앤더슨룸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첨단 기술 동맹 강화를 위한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 테이블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AI, 바이오 등 미래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한미 주요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측에선 분야별로 △반도체, IT, AI 분야를 대표하는 퀄컴, 램리서치, 온 세미콘덕터, 코닝,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청정에너지, 전기차 분야에서는 GE, 테라파워, GM, 테슬라 △방산·항공 분야에서는 보잉과 록히드마틴 △바이오 분야에서는 모더나와 바이오젠 CEO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이들 기업과 밀접한 협력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한진, 효성, 풍산, 한국항공우주 등 주요 그룹 대표가 참석했다.
또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양국 정부 인사들도 함께 참석해 기업들 간의 협력을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이 전쟁의 폐허에서 오늘날 이렇게 활기찬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것은 한미동맹 덕분이라고 저는 평가한다"며 "양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FTA로 평가받는 한미 FTA 발효 이후 11년간 양국의 교역은 90%나 증가했다.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는 두 배,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는 10여 년간 3배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는 더욱 견고한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서 새로운 70년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한국 기업은 미국 곳곳에 투자를 확대해서 미국 첨단 산업 지형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있고, 미국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첨단 산업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최적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주, 인공지능, 양자,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첨단 분야에 있어 양국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신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지금 한미 양국이 첨단 과학기술 분야 교류와 협력을 통해 공동 기술 개발, 실증 협력, 인적 교류, 국제 표준 협력 등 양국이 함께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한미 양국의 이익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토론을 이어가며 한미 간 첨단 산업 협력 강화,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AI 및 양자 등 신흥기술에 대한 협력 및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후 진행된 한미 첨단 산업 포럼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기업인들의 협력을 다시 한번 주문했다. 이 포럼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기업인들 간 산업 협력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인력·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포럼 축사에서 "한미동맹은 안보를 넘어 경제 전반에서 상호 호혜적인 성과를 창출해 온 모범적인 동맹"이라며 "이는 자유와 연대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는 양국 경제인 덕분"이라고 치하했다.
아울러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첨단 제조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명실상부한 첨단 기술 동맹"이라며 "이번 미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기업인이 새롭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한미 간 투자를 양적·질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프렌드 쇼어링을 통해 안정적이고 회복력 높은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대통령실은 "앞으로 정부는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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