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 '민생 119'가 24일 본격적으로 재가동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도 인적 구성을 마무리하며 지도부 설화 등 잇따른 악재에 '리더십 위기론'까지 직면한 김기현 대표가 조직 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국민의힘이 반등 기회를 얻을지 주목된다.
민생 119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재개했으나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생 119는 김 대표의 '1호 특위'다. 민생 119는 지난 3일 상견례 성격의 첫 모임을 가졌으나 지난 5일 조수진 위원장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논란으로 개점 휴업상태에 있었다.
이날 민생 119는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 원을 당일 빌려주는 소액 생계비 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이자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워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도 100만 원을 신청 당일 즉시 지급해 주는 프로그램인 소액 생계비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대출 금리는 연 최대 15.9%로 높은 편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조수진 민생 119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런 내용을 전하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내실 있는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민생 119는 이 밖에도 △취업 시 필요한 건강진단결과서 발급 무료화 및 디지털화 △영세소상공인 대상 에너지 지원책 등을 논의했다. 직전 회의에서 남부 지방 가뭄 대책으로 제시된 '물 보내기 운동'에 대해서는 조 위원장은 "해당 지자체와 구체적인 일정 및 방법 등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조 위원장은 "민생 119는 격주 회의를 원칙으로 하되 매월 1회 'LIVE 현장 출동'을 실시해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당의 정책 개발·추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며 "첫 라이브 현장 출동은 5월 가정의 달 의미를 살릴 수 있는 현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 119 온라인 신문고를 당에 개설해 민생 현안을 접수받을 예정"이라며 "전세 사기 피해 관련해서는 피해 방지 대책을 논의했고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당정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세 사기 대책은 당 정책위에서 논의하는 만큼 민생 119가 주도할 여지가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 중앙윤리위원회 구성도 완료하며 당 기강 잡기에 나섰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을 필두로 부위원장에는 전주혜 의원이 임명됐다. 나머지 윤리위원 7명은 객관성과 중립성을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윤리위를 통해 잇단 설화로 비판받은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3일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발언을 시작으로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 통일했다"고 발언하는 등 '전광훈 사태'의 발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는 "4.3 추념식은 격 낮은 기념일"이라는 발언으로 빈축을 산 뒤 지난 4일부터 공개 활동을 중단하고 한 달간 자숙에 들어간 상태다.
태 최고위원은 최근 민주당을 두고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JMS 민주당' 발언을 두고 스스로 윤리위 심사를 요청한 상태다. 태 최고위원은 또 "백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이용당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이날 "역사 문제는 제 소신대로 말한 것"이라며 기존 주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두고 대야 공세에 총력전을 펼쳤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방탄에 여념이 없는 민주당 시각에서 봤을 때 송영길 전 대표의 비리 혐의가 별것이 아니라고 느껴지는지는 몰라도 상식을 가진 일반인 시각에서는 비리에 둔감한 민주당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을 여실히 느끼게 할 뿐"이라며 "이쯤 되면 민주당 전체가 돈독에 오염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