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중국 정부는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해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자,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대만 문제 해결은 중국인의 몫이고,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를 남북한 문제에 빗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의 긴장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간의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 밖에 없다"면서다.
중국은 대만 해협 긴장 원인을 윤 대통령과 다르게 진단하고 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년간 대만해협 긴장이 고조된 근본적 원인은 외부 세력의 지지와 용인 하에 대만 독립세력(台独)이 분열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왕 대변인은 "북한과 남한은 유엔에 가입한 주권국가"라며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격·경위가 전혀 달라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한·중 수교공동성명의 정신을 충실히 지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접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중수교 공동성명 전문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합법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외교부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언급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우리 정상이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이 발언은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