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던 김재원, 광주 찾아 사과


비공개로 광주 방문...전광훈 관련 질문엔 "저와 상관없는 사안"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반대하고 표를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게 정치라며 막말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사죄의 뜻을 전했다. 지난달 12일 '극우주의자' 전광훈 목사의 발언에 동조한 지 33일 만이다. 당내에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요구가 커지는 데다 최근 황정근 신임 당 윤리위원장이 임명되면서 '징계를 피하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비공개로 찾아 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이었던 박남선 씨가 동행했다. 김 최고위원은 방명록에 "광주시민의 아픔과 민주 영령님들의 희생을 늘 기억하겠습니다. 깊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5.18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및 5.18 기념재단 등 관련 단체의 관계자들을 만나 용서를 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실언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이미 천명했다"며 "그 마음은 앞으로도 영원히 변함없을 것"이라고 했다. 관계자들은 "앞으로 5월 정신을 마음에 품고 잘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방문을 두고 "자숙에 들어갈 때 당 지도부와 상의했던 일"이라면서 '징계를 피하기 위한 행보냐'는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에 대해서는 "(전 목사가 국민의힘에서 어떤 존재인지) 저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며 "저와 큰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뒤늦은 사과에 냉랭한 시선이 쏟아진다. 국민의힘은 최근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과 황정근 윤리위원장을 임명하며 내부 다잡기에 들어갔다. 당내에서는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요구가 거세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는데 발단이 된 김 최고위원을 그냥 둘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징계 위기를 맞은 김 최고위원이 이를 모면하려고 '부랴부랴' 사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 이후 국민의힘은 전 목사를 둘러싼 '극우 손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 징계와 전 목사 손절을 강하게 주문하며 김기현 대표를 비판하던 홍 시장을 해촉하며 '내홍'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김 최고위원은 '5.18 발언' 이후에도 "전 목사가 우파 천하통일", "4.3 기념일은 격 낮다" 등 잇따른 논란을 일으킨 뒤 "한 달간 자숙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 최고위원의 광주 방문을 두고 당내 반응도 곱지만은 않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광주 방문을) 할 거였으면 좀 일찍 해야 하지 않았겠냐"며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겠지만, 당내 기강 잡기 칼바람이 불고 있고 윤리위 회부를 눈앞에 둔 시점에 (광주 방문은 진정성을 전하기)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리위 회부에) 참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p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