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검수완박 헌재 유효' 기세 몰아 '한동훈 탄핵'까지?


'검수완박 유효' 헌재 결정에 '민형배 복당론' 솔솔
민주당 지도부 "한동훈 자진 사퇴하라" 공세

헌재의 검수완박 유효 결정에 민주당은 꼼수 탈당 논란이 일었던 민형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의 복당을 띄우는가 하면, 권한쟁의 청구인이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사퇴 여론도 주도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률의 가결 선포 행위가 유효하다는 결정으로 헌법재판소가 손을 들어주자, 더불어민주당이 권한쟁의 청구인이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일각에선 '탄핵'까지 거론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각을 세웠던 민주당과 법무부가 2차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내친 김에 '꼼수 탈당' 논란이 일었던 민형배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 '복당'도 속전속결해 보자는 분위기도 포착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장관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헌재는 지난 23일 '검수완박' 입법에 관해 한 장관과 검사 6명이 권한침해 및 그 행위의 무효 확인을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청구를 각하했다. 법사위원장의 회의 진행으로 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권한 침해는 일부 인정했지만, 국회의장의 개정법률 가결 선포 행위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한 장관은 헌재의 권한쟁의 청구자이고, '검수완박'으로 박탈된 검찰 수사권을 시행령 개정으로 대부분 원상 복구하는 '검수원복'을 강행한 바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을 언급한 후 "한 장관이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면서 "한 장관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권자로서 즉각 한 장관을 사퇴시켜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준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한 장관은 헌재의 판단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라고 우기는데 한 장관은 입법부로 부족해 사법부의 머리 위에 서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한 장관은 헌재 판결까지 부정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동안 자신이 벌여놓았던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 강경파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한 장관을 향해 '탄핵'카드까지 내밀었다. 황운하 의원은 24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일개 국무위원이 국회 입법권에 정면 도전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본인이 우선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 것이 도리고, (한 장관이) 사퇴를 거부한다면 국회 차원에서 탄핵 추진이 검토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에 든 달콤한 사탕 빼앗긴다고 여기저기 시비 걸고 다니는 어린 장관은 혼을 내줘야 한다"며 "탄핵이 답"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탄핵이 발의되면 당당히 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헌재 판단 직후 민 의원의 복당을 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진은 헌재 권한쟁의 당시 민 의원의 모습. /뉴시스

민주당은 향후 '검수완박'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로 맞서고 있는 윤석열 검찰과 한층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며 "민주당은 검찰 정상화와 이른바 '한국형 FBI'라 할 수 있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을 마무리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민 의원에 대한 복당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4월 검수완박법 처리 당시 당시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에서는 민주당 소속이었던 민 의원이 법안 통과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신분으로 안건위원으로 참석해 법안을 본회의에 넘기는 데 결정적 1표를 행사해 '꼼수 탈당' 논란이 일었다. 이후 '검수완박법'은 지난해 4~5월 정권교체 국면 당시 여야의 강대강 대치 끝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간 민 의원의 탈당을 두고 당내에서는 민 의원이 '선당후사'를 위한 결단을 한 것이라는 '복당파', 민 의원이 '검수완박' 강행을 위해 절차상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반대파'가 나뉘었다. 하지만 헌재 판단 직후 민 의원의 복당을 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박범계 의원은 24일 CBS라디오에서 "(헌재의) 심리, 재판이 끝났기 때문에 민형배 의원 복당 문제는 본인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박주민 의원도 MBC라디오에 출연해 "민 의원은 그 법(검수완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탈당이라는 수단까지 쓴 것"이라며 "꼼수가 아니라 법안 통과를 위한 민형배 의원의 결단이었다"며 민 의원의 '선당후사' 의견에 손을 들어 줬다. 이 대표도 민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전당대회 이전 후보 TV토론회에서 "당이 필요해서 (탈당을) 한 것인데 개인 책임으로 귀결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에 대해 표결 과정에서 위헌적 요소는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무효는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23일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현장풀)

반면 민주당 청년 인사들을 중심으로는 민 의원의 복당이 자칫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 비칠 수 있다며 반대를 표하고 있다.

성치훈 정책위 부의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 의원의 복당에 반대한다며 "헌재는 분명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번 판결이 법 통과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문제와 연관이 있는 민형배 의원 복당의 명분이 될 수 없다"며 "3년 전 위성정당에 대해 위성정당으로 맞섰던 과거의 잘못을 벌써 잊으면 안 된다" 절차적 문제에 있어서도 헌재의 지적을 받은 것에 대해 민주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지웅 전 비대위원도 페이스북에 "검경수사권 분리 법안의 정당성을 헌재를 통해 인정받았다고 해서 이번 판결이 꼼수탈당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지난해 4월 우리의 검찰개혁 명분이 아무리 옳았다 하더라도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키며 절차적 탈법을 저지른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꼬집었따. 권 전 위원은 "상황이 바뀌어 만약 민주당이 국회 소수당이 되었을 때 다수당이 꼼수 탈당 조치로 입법 절차를 무력화한다면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답답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규칙과 절차를 존중하고 지키는 민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규(제11조: 복당 관련)에 따르면, 민주당을 탈당한 경우, 탈당 일로부터 1년이 지나야 복당할 수 있다. 1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는 중앙당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당무위원회가 달리 의결해야만 예외적인 복당이 가능하다. 지난해 4월 탈당한 민 의원의 경우, 당 지도부가 복당을 결심하지 않아도 한 달 후면 자진 복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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