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 모 씨에 대한 이 대표의 조문과 관련해 유족 측은 당초 조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JTBC 뉴스에 따르면 전 씨 측 유족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거부했기 때문에. 이제 오지 말라고 해도 안 올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온 거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0일 오후 1시쯤 전 씨 빈소가 차려진 성남시의료원을 찾았지만 6시간 넘게 대기하다가 오후 7시 45분께 조문하고 자리를 떴다. 이를 두고 유족이 이 대표 조문을 거부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유족이) 경황이 없는 상태라 이 대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족은 이 대표에게 '와 주셔서 감사하다. 대표님도 힘을 내시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잘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 씨는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사퇴 후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같은 달 26일에는 이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한 차례 받았다. 최근에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대북 송금 사건 관련 공판에서 언급되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지난 9일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 씨가 남긴 유서에는 이 대표를 향해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표가 연루된 사건 수사 중 주변인이 숨진 사례는 이번이 다섯 번째로, 당내에선 이 대표의 정치적 책임을 두고 공방이 오가고 있다. 비이재명계 윤영찬 의원은 지난 10일 "한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과 연관된 이들의 계속된 죽음, 이런 일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충격적인 일이며 이해하기 어려운 비극"이라며 "이 대표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라고 했다.
반면 '친이재명계'인 윤준병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야당 대표를 죽이겠다고 칼춤을 추어대는 검찰의 잘못이지, 어찌 칼춤의 칼끝이 겨냥한 야당 대표의 책임이겠나"라고 했다. 이어 "칼춤을 추는 수사당국과 당당히 싸워서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인간적인 책임을 지는 최소한의 방법"이라면서 '이 대표 퇴진론'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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