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대표로서 과연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가 연속되고 있어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유를 막론하고 이 대표가 그동안 걸어온 과정에서 관계인이라는 많은 분이 운명을 달리했다. 국민께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해하려 해도 안될 만큼 섬뜩하다.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이날 언론보도를 통해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 모 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전 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절이었던 시절 행정기획조정실장과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전 씨는 6쪽 분량의 유서에서 이 대표를 직접 언급하며 "이제는 내려놓으시라"는 취지의 내용을 전한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성남 FC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네이버 측 요구를 받아 성남시와 조율하는 일을 맡았던 인물로 이 대표의 공범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앞서 열린 정책의총에서 의원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대표 실은 언제든 열려있다"며 "언제든 오셔서 차 한 잔 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연대와 포용, 탕평으로 대통합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구두 약속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해가겠다"며 "우리 당이 질서있는 다양성을 가지길 바란다. 우리 속 다양한 의견이 분수처럼 표출되고, 표출된 의견들에 기탄없이 토론하고 결론이 나면 함께 수긍하고 '원팀'이 되어 갈 수 있는 질서있는 다양성이 우리 당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선을 마치고 경쟁했던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께 전화드려 경선 과정에서 이래저래 앙금이 있었던 점에 죄송하다 양해 말씀드리고 함께하자고 말씀드렸다"면서 "많은 분이 공감해주셨다. 한 분은 공개적으로 함께 손잡고 가겠다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직접 뵙고 또 당의 대통합을 통한 당의 총선 압승을 위한 진군에 함께 동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대야관계에서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민심을 바탕으로 대야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는 거대한 초식공룡같다"면서 "(민주당 성향 의석까지) 합치면 180석 넘는다며 맘대로 쟁점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고 안건조정위 무산시키며 온갖 사실상의 탈법행위와 국회 입법테러를 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당대표 관계에 있어 여전히 대화와 협력의 기조가 우리 국회 운영의 바탕이 돼야 한다"며 "이 대표가 가진 많은 리스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다수당이고 당대표에 대한 상호존중이라는 민주주의 정신이 여야 사이에서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소수당이란 인식 하에서 우리 정책현안, 국정과제 풀기 위해 야당과 협치와 대화의 기조 유지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협치와 대화라는 건 힘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팬덤에 사로잡힌 정당이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이 우리 힘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결코 이뤄지기 쉽지 않다"며 "그래서 우리는 민심을 잘 업어야 한다. 민심이 우리를 지지하고 여론이 우리를 지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열하게 의정활동을 하면서 현장에서 우리 국민과 만나고, 현안있으면 현장 달려가고 정책토론회를 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관철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민심을 바탕으로 대야주도권을 가지고 국회를 운영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