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정부의 강제동원(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두고 "오늘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solution'(해법)이 아닌 '오답'"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오로지 일본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해 전범국 일본에 '과거사 면죄부'를 주려는 절차를 착실히 밟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18년 10월 대한민국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일본제철의 강제동원(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확정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우리 대법원 판결이 아닌 일본의 주장을 충실히 따라서, 일본 전범기업들에게 배상 책임을 묻지 않는 '국내 해결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정부가) 해법이라고 내놓은 방안에는 가해자인 일본의 사과도, 배상도 없다. 대한민국 피해 국민의 한이 서린 염원을 철저히 짓밟는 행태"라며 "진심 어린 반성 없이 책임을 어떻게든 회피하려는 일본도 비겁하지만 그런 일본에 단호하게 대처하기는커녕 일본 편을 들기 급급한 대안을 해결책으로 내놓는 윤석열 정부도 참으로 근본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번 배상 해법으로 인해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 역사에 남을 '굴욕적 한일관계'를 만들 '최악의 굴욕적 대일외교'를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지난 1일 윤 대통령의 기념사를 꼬집으며 "당시 윤 대통령은 일본 식민 지배의 원인은 일본의 침략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국민에게는 씻을 수 없는 굴욕과 모욕을 안기고 일본 우익세력으로부터는 박수갈채를 받았다"며 "윤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정부의 행태는 만년 우리 민족의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세계 2차대전 패전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을 비교했다. 그는 "두 국가 모두 전범국이지만 독일은 패전 뒤 피해국에 대한 철저한 배상과 사과를 했다. (또 독일은) 자신들의 과오를 교육을 통해 후손들에게 주지시켜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비해 일본은 반성도, 사과도, 배상도, 교육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일본과 독일의 차이 중) 무수히 많은 사례 가운데 상징적인 사례 하나만 들겠다. 일본은 8월15일을 자신들이 항복을 선언한 '패전일'이 아니라 '종전일'이라고 부른다"며 "(이는) 자신들이 벌인 침략전쟁의 과오를 숨기려는 행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의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과거사에 대한 제대로 된 정리 없이는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건설적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며 현 정부를 향해 경고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일본 전범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재원을 조성해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판결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공개했다. 정부의 해법에 일본 피고기업의 배상 참여가 없다는 점이 드러나며 강제동원 피해자 측, 시민단체, 야당 등을 중심으로 강한 항의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