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애국지사 및 독립유공자와 유족, 주요 공직자 및 각계 대표, 주한외교단, 시민 등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3·1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복합 위기를 맞은 현재의 우리 상황을 진단했다. 또한 위기 극복을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자유, 평화, 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민족대표 33인을 상징하는 33개의 태극기 입장 △이종찬 우당재단 이사장의 개식 선언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주제 영상 상영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포상 △윤 대통령 기념사 △기념 공연 △만세삼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영관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의 후손 장예진(대구왕선초 4학년) 학생이 태극기를 필두로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입장했고, 주제 영상에서는 우리 주위에 있는 3·1 운동 유적지를 찾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3·1 운동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
특히 독립선언서 영상 낭독에는 영화 '영웅'의 윤제균 감독과 배우 정상화 등이 참여했고, 기념식장에서는 독립유공자 고 김낙원 선생의 증손녀 김희경 씨, 이화여고 학생이자 2022년 '유관순 횃불상' 수상자인 이소영 학생 등이 참여해 다양한 국민과 함께하는 독립선언서 낭독이 진행됐다.
이번 3·1절 독립유공 포상 대상자는 총 104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 중 고 김언배 선생(건국훈장 애국장), 고 손화삼 선생(건국훈장 애족장), 고 김학길·박승표·신영수 선생(대통령 표창) 등 5명의 유가족에게 훈장과 표창을 직접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약 6분간 진행된 기념사에서 "먼저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104년 전 3·1 운동의 역사적인 의미를 언급한 뒤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며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일본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영광의 역사든, 부끄럽고 슬픈 역사든 역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 기미독립선언의 정신을 계승해서 자유, 평화, 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이어 독립운동가의 독립을 향한 열망을 표현한 '1919 독립의 횃불' 공연과 자유의 길을 향해 힘차게 전진해 나갈 것을 노래하는 '함께 가자(March With Me)' 대합창, 독립유공자 고 김상옥 열사의 외손 김세원 님, 독립운동가 고 권준 선생의 외손 최재황 경감, 독립운동가 고 장진홍 선생의 현손 장예진 학생의 선도로 진행된 만세삼창을 끝으로 이날 행사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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