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이라며 "검사 독재정권의 헌정질서 파괴에 의연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국가권력을 정적제거에 악용하는 검사독재정권은 반드시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당초 전국농어민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구속영장을 청구받자, 대응 논의를 위해 관련 일정을 취소하고 최고위를 소집했다.
이 대표는 "사사로운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린 날"이라며 혐의에 대한 걸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한 일은 성남시장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법 절차에 따라 지역을 개발하고 주민 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민간에게 넘어갈 과도한 개발이익 일부를 성남시민들에게 되돌려 드린 것"이라며 "단 한점의 부정행위를 한 바 없고 부정한 돈 단 한 푼 취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년간 검찰, 경찰, 감사원 상급기관들이 먼지털 듯 탈탈 털어댔지만 검찰에 포획된 궁박한 처지에 관련자들의 바뀐 진술, 번복된 진술 외에 어떤 범죄 증거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죄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고도 강변했다. 이 대표는 "물가 폭탄, 이자 폭탄으로 국민 삶이 무너지는데 국정 절반을 책임져야 하는 제1야당 대표가 국민 곁을 떠나겠나"라며 "일거수일투족이 지금처럼 생중계되는 제가 가족을 버리고 도주하겠나"라고 했다. 이어 "사상 최대 규모의 수사진에 의한 수년간의 수사, 100번도 넘는 압수수색에 수백 명 관려자 조사를 다 마쳤는데 인멸할 수 있는 증거가 남아있기나 하나. 가족들과 거주하는 주거가 분명하다. 수치스럽긴 했지만 오라면 오라는 대로 검찰의 소환요구 응해서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박정희 정권의 김영삼 의원 제명, 전두환 정권의 김대중 내란음모조작사건 등을 언급하며 "독재권력은 진실을 조작하고 정적을 탄압했지만 결국 독재자는 단죄됐고 역사는 전진했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역대 '정치 탄압' 사건과 빗댄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내년 총선을 겨냥한 여권의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 제1당의 현직 대표이자 대선 당시 유력 경쟁자를 체포 구속하려는 의도는 야당을 무력화하고 분열시키려는 윤석열 검사정권의 치졸한 정치탄압이자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책동"이라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놓고 야권과 민주당 내부 갈등과 논란을 증폭시켜 윤석열 정권이 학수고대하는 야권 분열 프레임으로 집권당의 총선 승리를 도우려는 얄팍한 정치적 술수"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또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라고 반격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윤석열 정부 위기에 대한 물타기라며 "떳떳하다면 김건희 여사부터 수사하라 지시하라. 대통령의 공정과 배포가 어느 정도인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다음 주 의원총회를 열고 체포동의안 표결 등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체포동의안 요구서는 대검과 법무부를 거쳐 다음 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영장은 기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