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김기현 만난 나경원, 이틀 만에 표정 변화 왜?


尹 당비 공개...불 끄려다 도리어 비판만
'기막힌 타이밍' 이준석 복귀 노림수는?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7일 어두운 표정으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는 모습(위). 이틀 뒤 만난 두 사람이 밝게 웃고 있는 모습(아래). /이동률·남용희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손을 맞잡았다. 첫 입장 발표 때 어두웠던 나 전 의원의 표정은 이틀 만에 환하게 바뀌었다. 나 전 의원의 표정 변화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매월 300만 원의 당비를 납부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대통령도 엄연한 당원으로서 할 말이 있다는 건데 여러모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 복귀에 성공했다. 이준석계 모두가 전대 컷오프(예비경선)에서 통과해서다. 이준석계 선전에 대통령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정사 최초로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 장관 탄핵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의 본회의 출석 여부를 꼼꼼히 확인했고, 지지자들은 이들의 표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사흘간 진행됐던 국회 대정부 질문에선 낯 뜨거운 장면들이 포착됐다. 오스트리아를 오스트레일리아(호주)로 혼동해 질의한 의원이 있는가 하면, '대법원 판결이 그렇게 중요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아주까리 기름을 찾는 의원도 있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SNS를 개설해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 최서원(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는 조 씨를 공개 저격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김기현 당대표 후보의 손을 잡고 웃었지만, 정작 본인의 SNS에는 함께한 사진을 올리지 않았다. /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기현 만난 나경원, 이틀 만에 표정 변화 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어. 갈수록 당권 레이스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돼.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후보와 대선주자급 안철수 후보가 쌍벽을 이루고 있어. 이런 가운데 김 후보와 유력 당권주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손을 잡았지?

-지난 7일이야.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섰어. 나 전 의원은 "(김 후보와) 많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국정운영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어.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아.

-당권 경쟁에 영향을 미칠 일이 벌어졌는데, 오히려 나 전 의원의 표정이 더 주목받은 듯해.

-이날 입장을 발표할 때 나 전 의원의 표정은 어두웠거든. 정치권 일각에선 그가 마지못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전대 출마를 고심하던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전방위 압박을 받으며 지난달 25일 불출마를 선언했지. 때문에 아직 앙금이 남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던 거야. 김 후보도 거의 무표정으로 있었어.

김기현 후보는 나 전 의원과 함께 손을 잡고 활짝 웃는 사진을 9일 올렸다. 나 전 의원이 본인 SNS에 함께한 사진을 올리지 않은 것과 비교된다.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그런데 이틀 만에 나 전 의원의 표정이 달라졌다지?

-맞아. 나 전 의원은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새로운민심 새민연 전국대회'에서 참석했어. 김 후보도 자리했는데,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했어. 이틀 전 두 사람의 굳은 표정을 두고 뒷말이 나온 것을 의식한 것처럼 보였어.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은 서로를 매우 반가워하며 깍듯하게 대했어.

-김 후보는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이 마음을 같이 해서 저의 당선을 위해 손을 잡아주셨다"며 '김·나 연대'를 강조했어. 그러면서 "나 전 의원과 저는 20년간 같은 정치적 동지로 싸워왔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라며 "정통 보수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했어.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서 손을 번쩍 들고 웃어 보이면서 이틀 만에 좋은 관계로 발전한 장면을 연출했는데 내심은 다른 것 같아. 나 전 의원과 김 후보의 같은 날 행사와 관련한 SNS는 상반됐어. 나 전 의원은 본인 SNS에 김 후보와 함께한 사진을 단 한 장도 올리지 않았지. 반대로 김 후보는 나 전 의원과 웃으며 손을 번쩍 들어 올리는 사진을 올린 거야. 두 사람의 화학적 결합은 아직 완전하지 않은 것 같아.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사실상 김 후보를 지지하기로 한 데 대해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와.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야. 애초 나 전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 '역할론'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 하지만 자기 말을 뒤집은 것은 그만한 정치적 이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얘기인데, 속마음은 나 전 의원만 알겠지. 온라인상에선 나 전 의원의 굳은 표정이 마음에도 없는 지지 선언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어.

2022년 3월 3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을 6일 앞두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정부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한 뒤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 /이선화 기자

◆대통령 '월 당비 300만 원' 공개…'당무 개입' 명분 '설왕설래'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뜬금없이 윤 대통령이 매월 납부하는 당비가 공개됐네?

-맞아. 지난 6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매월 300만 원의 당비를 납부하고 있다고 공개했어. 묘한 시점에 나온 뜬금없는 발언이라 더 눈길을 끌었지.

-앞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윤핵관과 대통령실의 전방위 압박으로 불출마를 선언했어. 사실상 불출마를 종용당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 이후에도 '윤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핵심 경선 전략으로 내세운 김기현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안철수 의원이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안 의원을 향한 노골적인 공격이 시작됐어.

-안 의원이 한 '윤안연대' 발언에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말이 언론 보도로 나오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국회를 찾아 "윤안연대라는 표현은 정말 잘못된 표현이다. 대통령과 (당대표) 후보가 동격인가"라며 안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어. 이에 안 의원은 "윤안연대라는 (표현은) 썼지만, 안윤연대라는 (표현은) 쓴 적이 없다"며 반박(?)하면서도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고개를 숙였어.

-지난 대선 투표일 6일 전(2022년 3월 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전격적인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저희 두 사람은 원팀(One Team)이다.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어. 이후 안 의원은 실제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을 주도하기도 했지. 공동정부 구성 선언 발표가 나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윤안연대'라는 표현을 안 의원이 썼다고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비판한 것 자체가 의아하다는 지적도 많았어. 연장선에서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왔지.

국민의힘 당규 직책당비 규정.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윤 대통령 당비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어. "윤 대통령은 한 달에 300만 원의 당비를 낸다. 국회의원 당비 30만 원의 10배를 내는데 당원인 대통령이 할 말이 없겠나"라고 당무 개입 발언을 할 수도 있지 않으냐고 말한 거야.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안 의원의 발언을 지적한 것은 "당무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관계, 팩트의 문제"라고 부연했어. 이에 두 가지 다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어.

-우선 대통령의 당비는 국민의힘 당규에 규정돼 있어. 국민의힘 당규 '직책당비 납부기준'을 보면 △대통령 후보는 월 300만 원 이상 △당대표는 월 250만 원 이상 △원내대표는 월 100만 원 이상 △최고위원은 월 70만 원 이상 △정책위의장은 월 70만 원 이상 △사무총장은 월 50만 원 이상 납부하도록 정해져 있어. "직책당비 미납으로 자격정지 3회 이상의 전력을 가진 자에 대해선 사무총장과 시·도당 위원장이 즉각 그 사실과 납부기한을 고지하고 미납된 당비를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을 경우,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및 당직 임명에서 제외한다"는 규정도 명시돼 있어. 이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도 대표 할 때 당비를 200만 원 넘게 냈을 것"이라며 "(당무에 대한) 제 말은 안 듣던데…당비 200만 원 내는 당대표는 맨날 뒤에서 총질하던 사람들이 지금 (대통령이) 당비 300만 원 내니까 '말 좀 하자' 이러는 거는 원래 그런 사람들이지만, 장난하자는 건가"라고 꼬집었지.

-팩트의 문제라는 부분도 지난해 3월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공동정부 구성' 발표 이후 공식적으로 해당 발표를 파기한다는 발표는 없었어. 그런데도 안 의원이 윤 대통령과 연대한다고 한 것이 팩트가 틀렸다고, 대통령실이 못 박은 것은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김기현 후보와 연대를 하고 있는 게 팩트"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지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어.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앞서 수차례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당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을 피해 왔어.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국회의원보다 대통령이 당비를 10배 더 낸다"는 것을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당무 개입 명분으로 얘기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여러모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여.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측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전원 컷오프를 통과했다. 이준석계의 선전에 대통령실이 당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돌아온 '총잡이'...이준석에 골머리 앓는 용산?

-이준석 전 대표가 정치 복귀에 성공했다는데?

-응.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몸을 풀던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무대 삼아 화려하게(?) 복귀했어. 이 전 대표가 직접 선수로 뛴 건 아니지만, 그가 밀고 있는 '이준석계' 전원이 지난 10일 전대 컷오프(예비경선)에서 모두 통과했거든. 당 대표 부문에서는 천하람 변호사가, 최고위원 부문에서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허은아 의원, 청년 최고위원 부문에는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나란히 생존신고를 알렸지. 이 전 대표가 지난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때를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란 평가가 나와. 당시만 하더라도 이 전 대표의 '정치생명'을 두고 말들이 많았으니까.

-이번 컷오프는 당원 100% 여론조사로 이뤄졌지?

-맞아. 그래서 이번 예비경선 결과가 전대 본선의 '바로미터'로 여겨지기도 해. 전대 역시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니까. 이준석계가 컷오프 과정에서 각각 몇 위를 기록했는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그들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상당수라는 해석은 가능하지.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확정된 전대 대진표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더라고. 한 쪽에서는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서 쥐고 있는 지분이 '본선행 티켓'을 쥐어줄 정도에 불과하고, 막상 본선에서는 잘해봐야 유의미한 결과를 낼 정도라고 보고 있어.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대한 피로도가 '이준석 바람'을 돌풍으로 키워줄 것이란 의견도 있지.

-이준석계 선전에 대통령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말도 있다던데?

-국민의힘 전대 과정을 살펴보면 그런 후문이 나올 만도 해. 친윤계(친윤석열계) 당권주자로 김기현 후보가 사실상 추대(?) 된 상황에서 김 후보 보다 주가가 높았던 나경원 전 의원은 '해촉 사태'로 불출마를 선언했잖아? 또 안철수 후보가 김 후보를 추월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윤 대통령은 안 후보가 신영복 교수에 대해 존경의 뜻을 밝힌 사실을 최근에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알았다면 단일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대통령실 관계자발(發) 보도가 나왔고.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왼쪽부터) 이기인 경기도의원, 허은아 의원, 천하람 변호사, 김용태 전 최고위원의 모습. /뉴시스

-그 와중에 이준석계 선전소식이 들린 거야.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상당히 불편한 사람이야.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내부총질 당대표'로 규정했을 정도였잖아. 그런데 이 전 대표의 총구가 이제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향하고 있는 데다 이준석계가 컷오프에서 모두 살아남았으니 대통령실이 당황할 만도 하지.

-다음 달 전대 결과가 무척 궁금해지는데?

-이번 국민의힘 선거인단 구성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는 관측이 나와. 국민의힘은 이번 전대를 앞두고 약 84만 명의 선거인단 명부를 확정했어. 이 중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선거인단은 37.79%, 보수 색채가 강한 영남권(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선거인단은 39.67%로 그 차이가 2%포인트도 나지 않아.

-이 전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됐던 당시 전대는 수도권 선거인단 32.3%, 영남권 선거인단 51.3%로 격차는 19%포인트였어. 비교해 보면 선거인단 구성만으로도 상당한 변수가 발생한 셈이지.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인단 파이가 커킨 데다 지역별 균형을 이룬 만큼 당심 전대가 아닌 민심 전대가 됐다고 봐야 한다. 이변이 일어날 판이 제대로 깔린 것"이라고 말했어. 전대 결과에 따라 이 전 대표와 대통령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될텐데, 한 번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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