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삼고초려'에 나경원 "해야 할 일 많은 시기"…사실상 지지선언


7일 김기현과 서울 모처에서 오찬 회동 후 발표
羅, 김기현 후보 지지선언 확답 대신 '총선 승리 역할' 강조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중구=이동률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를 두고 "많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이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 후보와 오찬 회동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 운영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역할을 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가 나 전 의원을 찾아가 만난 건 이번이 세번째다.

나 전 의원은 "(지금 당의 상황이) 분열의 전대로 되어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다"면서 "우리가 참 어렵게 세운 정권이다. 우리가 생각해야할 건 윤석열 정권의 성공적인 국정운영, 그리고 내년 총선 승리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앞에 어떤 사심도 내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많은 이야기, 또 당에 대한 애당심 그리고 충심에 대해서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세 번이나 만난 건 사실상 선거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역할이 없을 것이라 했는데 입장이 바뀐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은 굉장히 어려운 시기고 해야할 일이 많은 시기"라며 "국정 운영이 성공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이 국정 운영 성공, 총선 승리 역할 등을 언급한 만큼 윤심이 쏠린 김 후보 지원에 나섰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김 후보도 "20년 세월동안 동고동락하면서 보수 우파정당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에 대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보수 우파의 가치를 더 잘 실현해서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 더 부강한 나라를 만들도록 나 전 의원과 함께 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자문을 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서 나 전 의원에게 더 많은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이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저와 함께 앞으로 여러 가지 많은 논의를 하겠다는 의미"라며 "나 전 의원이 우리 당에 대한 애정,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대한 의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같이 공조할 일이 많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를 두고 사실상 나 전 의원이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던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공개적인 불출마 압박을 받으며 지난달 2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후보는 이날 나 전 의원과 약속을 잡은 뒤 캠프와 의원실에 알리지 않고 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가 나 전 의원을 찾아가 만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나 전 의원의 자택에 방문한 데 이어 지난 5일 강릉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나 전 의원을 을 찾아가 연대를 거듭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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