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중구=김정수·윤웅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은 25일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뒤 자신을 도왔던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위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 전 의원은 오찬 이후 불출마에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대신했다.
<더팩트>는 이날 오후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불출마 발표 직후 서울 중구 인근 식당으로 향해 측근 등 관계자들과 점심 식사를 가진 모습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는 그간 나 전 의원을 도왔던 김민수 전 국민의힘 경기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과 박종희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나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 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 대통령실, 국민의힘과 빚었던 일련의 갈등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 입장 표명 자리에서 다 밝히지 못한 심경을 털어놓은 셈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전대 출마를 저울질하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해임 처리하고,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한 바 있다.
나 전 의원은 2시간 넘게 관계자들과 식사를 한 뒤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이날 모임에 대해 "수고하신 분들, 도아주신 분들과 밥 한 번 먹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전대 불출마 결정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이어 후회하거나 아쉽지는 않았느냐는 질의에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대신했다.
나 전 의원은 또 "우리 당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감사하다"고 말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저의 진심, 진정성은 어디서든 변치 않는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불출마 압박을 두고 과도한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의에 "구태여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며 "우리 당이 이번 전대를 통해 더 화합하고 통합하고 미래로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당권주자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거나 도울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불출마 결정에 있어 어떤 후보나 다른 세력의 요구라든지 압박에 의해 결정한 것이 아니다"며 "제 스스로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정했고 앞으로 전대에 있어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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