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국민의힘 초선 40여명이 나경원 전 의원에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촉구해 파문이 예상된다. 대통령에 이어 몸담고 있는 정당 소속 의원들까지 '손절 시그널'을 보내며 전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나 전 의원이 정치적으로 고립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 일동은 17일 '대통령을 흔들고 당내 분란을 더 이상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공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나 전 의원의 해임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우리 초선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반대했던 저출산 대책을 위원장인 대통령의 승인도 없이 발표해 물의를 야기하고도 별다른 반성 없이 대통령에게 사표를 던진 건 나 전 의원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임명직 사의 표명으로 당권 도전을 시사했지만, 윤 대통령이 해임을 결정하며 전대 출마에 빗장이 걸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전달 과정의 왜곡이 있었을 것이고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대 출마를 암시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했고, 이날 초선 의원들까지 나서 나 전 의원을 공개 규탄한 것이다.
초선 의원들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맡겨진 2개의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한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물었는데도,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며 "나 전 의원에게는 대통령이 악질적인 참모들에 둘러싸여 옥석구분도 못하는 무능한 지도자로 보이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대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그것도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위해 해외에서 사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이런 왜곡된 주장으로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어렵게 탄생시킨 윤석열 정부다. 당정이 하나로 뭉쳐야만 위기에 빠져 있던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게 가능하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허니문을 파탄 내며 당과 정부를 혼란에 빠뜨린 직전 지도부의 실패를 벌써 잊었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또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을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는가"라며 "나 전 의원에게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 더 이상 당과 대통령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길로 가지지말고 용기 있게 사과하고 4선의 중진급 전직 의원답게 정도로 걸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