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나체' 그림이 국회에?...野 '풍자 전시회' 철거 논란


9일부터 13일 예정된 '풍자 전시회' 취소…여야 반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현 정부를 풍자한 전시회가 9일부터 국회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굿바이전시조직위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국회 사무처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현 정부 풍자 전시회를 국회 의원회관에 개최하도록 허가해주고 뒤늦게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시회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반발하고, 여당은 "흑색선전'이라고 비판했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는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민주당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민형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공동주관했다. 전시회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닷새간 일정으로 작가 30여 명의 정치풍자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 사무처가 전날 밤 갑작스럽게 자진철거를 요구하면서 전시회는 잠정 취소됐다. 당초 민주당 의원 출신인 이광재 사무총장이 해당 전시회를 허가했으나, 관련 규정에 대한 시정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하루 전 강제 철거에 나선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전시회 강제 철거에 대해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굿바이전시조직위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원회관 사용내규 상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공간 사용을 불허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철거했다고 밝혔다. 전시회에는 나체인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감싸는 등 윤 대통령 부부와 현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풍자 그림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시회를 주관한 민 의원 등은 이날 사무총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또 기자회견을 열고 "사무처가 오늘(9일) 새벽, 기습적으로 국회의원회관 제2로비에 설치된 전시작품 80여 점을 무단 철거했다"며 "풍자로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겠다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 전시회 정상 진행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를 대통령에 대한 저주와 증오의 장으로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누구에게나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이지만, 국민들께서 선출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조롱하고 비방하는 헌법의 파괴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풍자라는 허울로 예술을 참칭하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이런 시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국회 역사의 치욕"이라면서 공동 주관 의원들의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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