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남북한 경제력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지만 북한은 각종 탄도미사일과 대구경 방사포를 개발해 배치하고 발사하고 있다. 무기를 만들 돈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북한의 화수분에 이목이 집중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3발을 검수사격하고 1일 새백에 1발을 또 발사했다고 공개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600mm 초대형 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했다고 1일 보도하면서 빼곡히 서 있는 30문의 방사포를 공개했다.
김정은은 "초대형 방사포는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면서 "군사기술적으로 볼 때 높은 지형극복 능력과 기동성, 기습적인 다연발 정밀공격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말한 '초대형 방사포'는 로켓탄 구경이 400mm나 600mm이며 차륜형이거나 궤도형 발사대에 탑재한 것을 말한다. 북한 초대형 방사포의 비행거리는 400km 안팎이다. 한국과 미국은 400km 사거리와 표적 유도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초대형 방사포를 단거리탄도미사일로 분류한다.
북한은 122·240·300mm 등 다야안 구경의 방사포를 대량으로 배치해놓고 있다. 240mm 방사포는 과거 '서울 불바다 위협' 때 등장했다. 총 5500여문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또 지난해 각종 탄도미사일도 발사했다. 40차례 70여 발을 발사했다.단·중·장거리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미사일이 망라됐으며 단거리미사일에 준하는 사거리와 살상력을 지닌 초대형 방사포(KN-25)나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도 포함됐다.
통일연구원이 지난달 8일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분석: 통계·패턴·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월례토론회에서 공식 집계가 이뤄진 지난 1984년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총 183회의 미사일과 핵실험 활동이 식별됐다고 발표했다. 김일성 집권 시기 8회, 김정일 시기 28회, 김정은 시기에 147회로, 38년간 전체 발사 중 약 80%가 김정은 집권 시기에 이뤄졌다. 특히 지난해 미사일 활동이 39회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2016년 25회, 2014년 18회 순이었다.
미사일 발사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달 17일 주최한 '북한군사포럼'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한 발당 최대 3000만 달러,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1000만~1500만 달러,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순항미사일은 500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연구원 측은 당시까지 북한이 발사한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을 합치면 최대 5억3000만 달러(6890억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후 미사일을 더 발사한 만큼 비용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SRBM과 지대공 미사일 비용은 한 발에 200만~300만 달러로 추정한다.
경제력이 북한의 2000배 수준인 한국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신중하게 한다. 한 발에 수십억 원의 비용이 드는 데다 실패시 혹독한 평가를 받아야 하기 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러나 끊임없이 미사일과 로켓을 개발해 시험발사하고 대량으로 배치하고 있다. 초대형 방사포만 해도 대형 트럭과 발사관, 로켓, 로켓추진체와 신관,조종장치 구입과 개발에 모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경제력이 약한 북한이지만 개발에 모든 가용한 자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2021년 세계 군비지출 무기 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09년부터 11년 동안 GDP의 21.9%에서 26.4%를 군비로 지출했다.북한의 군비지출 금액은 43억 1000만 달러~110억 달러로 추정됐다. 한국 430억 달러~603억 달러인 한국의 7~25%에 불과하다.
북한의 무기 개발과 군비지출 자금줄 중의 하나는 해킹이 꼽힌다. 일본의 영자신문 재팬타임스는 체인어낼러시스의 2022년 암호범죄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사이버범죄자들이 2021년 약 4억 달러어치의 자산을 탈취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한의 경제규모는 한국에 비해 극히 작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1일 발표한 연간 수출입 동향에서 지난해 무역 총액이 전년보다 12.4% 증가한 1조 415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무역 총액은 북한의 2000배 수준이다. 통계청이 최근 한국은행 등의 자료를 인용해 밝힌 북한의 2021년 무역액은 7억 1000만 달러다. 수출은 8200만 달러, 수입은 6억 3000만 달러로 한은이 1990년부터 북한의 무역액을 조사한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은은 홈페이지에서 2021년 기준 남북한 무역 총액 차이를 1765배라고 밝혔는데, 지난해에는 그 격차가 1993배로 벌어졌다. 지난해 북한의 무역 총액이 전년보다 1억~2억 달러 정도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지난해 남북간 무역 총액 격차 역시 2000배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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