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여성가족부 폐지를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여당은 "지금은 세대를 막론하고 여성이 차별받는 일이 없다"는 반면 야당은 "세대별로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임금격차 등 구조적 차별이 남아있다"고 맞섰다. 대통령-공공기관장 임기 일치에 대해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4일 여야 3+3 정책 협의체는 2차 회의를 열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대통령-공공기관장 임기 일치 법안에 대해 논의했다.
성일종 국민의힘·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참여했다. 이만희 국민의힘·김교흥 민주당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참석하면서 이날 회의에는 불참했다.
회의가 끝난 뒤 성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여성을 포함한 인구·미래·사회 등 이런 부분에 대해 기능을 좀 더 확장해서 (부처가 아닌) 본부와 같은 개념으로 말했다"면서 "민주당은 여가부가 존치 하게 확대·개편은 몰라도 폐지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장 임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약간 진행됐지만, 양당이 대안을 가지고 내일 다시 만나 토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앞서 성 의장은 "앞서 문재인 정부의 부처개편에 야당으로서 협조했다"면서 "여가부 폐지는 대선 공약"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바뀔 때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정부를 함께 구성하고 일을 하는 게 맞다"면서 "방통위원장, 권익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마지막 임기 알박기 인사가 정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장은 "구조적 성차별과 세계적 추세를 고려했을 때 여가부는 폐지할 것이 아니라 기능을 확대·강화해야 한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공공기관장 임기 일치에 대해서도 "산하기관은 필요하지만 그 외의 독립법으로 규정하는 기관장도 포함할지는 더 협의해야 한다"며 "범위·대상·적용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서도 정부·여당과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 문제도 국민과 민주당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대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며 "다만 이 전체를 일괄 타결할지, 합의 가능한 법부터 먼저 입법하고 합의가 안 된 부분은 점진적으로 할 건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격상, 외교부산하 재외동포청 신설에 이견 없으나 여가부 폐지를 두고 이견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를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여가부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정부여당은 여가부의 청소년·가족·여성정책 및 여성의 권익 증진에 관한 사무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신설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여가부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의 경우 대통령 산하 기관장 외에 임기제 정무직 기관장을 적용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여야간 입장차가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를 비롯해 검찰총장·경찰청장·금융감독위원장 등 임기제 정무직 기관장은 개별법률로 임기를 정하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두고 정부·여당은 '알박기 인사'라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권익위와 방통위는 지난해 8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 대면보고를 하지 않았다. 권익위는 새해업무보고 뿐만 아니라 국무회의 참석도 배제된 상태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