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9일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자당 소속 노웅래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본회의 보고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태도가 부적절했다고 맹비난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28일) 한 장관은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보고하면서 마치 검찰수사관이 수사 상황을 브리핑하는 듯한 태도와 발언을 했다"면서 "한 장관은 아직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수사 상황을 일일이 나열하며, 잘 짜인 수사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을 연출하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들을 공개석상에서 제시하는 것은 명백히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중죄다. 또한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작위 혹은 부작위에 의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퍼트리는 공무상 비밀누설죄에도 해당한다"며 "피의자 인권을 보호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일국의 법무부 장관이 일개 검사가 재판장에서나 할 법할 내용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공연하게 공표해도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 관계자에게 검찰이 한 장관 주거지 침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한 장관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데 대해서도 "국민은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언론에 대한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공연하게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더탐사 기자에 대해선 가혹하게 응징하려는 열정이 있다면 증거가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왜 수사하지 않고 있나. 전형적인 제3자 뇌물죄 의혹이 있는 김건희 여사 '코바나컨텐츠 불법 협찬 사건'은 김 여사를 단 한 번도 소환조사하지 않은 채로 사건을 종료할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면서 관련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6000만 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여야 의원 271명 가운데 찬성 101표, 반대 161표로 부결됐다. 169석을 가진 민주당 의원 다수가 반대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방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표결에 앞서 한 장관은 "저는 지난 20여 년간 중요한 부정부패 수사 다수를 직접 담당해 왔지만,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녹음된 사건은 본 적이 없다"며 약 5분간 체포 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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