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해=김정수 기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28일 출소 후 첫 일정으로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김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이 왜 국민통합과 대연정을 최고의 과제로 꼽으셨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문 전 대통령 사저 방문 계획에 대해 "새해도 됐고 조만간 인사드리러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김 전 지사는 이번 일정을 마친 뒤 문 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며, 개인 일정으로 선친 묘소와 모친을 방문한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았다. 김 전 지사는 부인 김정순 씨와 노 전 대통령 묘역으로 향하며 지지자들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지지자들은 "김경수는 무죄다"를 외치며 김 전 지사에게 편지를 건넸고, 김 전 지사는 "감사하다"며 인사를 나눴다. 김 전 지사는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대표를 지냈던 배우 명계남 씨와 깊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 도착해 외투를 벗고 부인과 함께 헌화했다. 김 전 지사 내외는 이후 마스크를 벗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향해 절을 했고 이를 지켜보고 있던 몇몇 지지자들은 눈물을 보였다. 김 전 지사는 너럭바위 앞으로 다가가 바위를 손으로 꾹꾹 누르며 쓰다듬었다.
김 전 지사는 참배 후 방명록에 "대통령님께서 왜 그렇게 시민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을 강조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저희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가장 최고의 과제로 국민통합을 꼽으셨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가장 이루고 싶었던 대연정은 지지자들에게 비난받고, 등 돌림을 당하면서까지 하고자 하셨다"며 "결국 실패했지만 왜 노 전 대통령이 국민화합을 말씀하셨는지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부가 개혁을 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사상누각 되는 일이 반복되는 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노 전 대통령께서 애타게 갈망하셨던 국민통합이 우리 사회에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바보, 산을 옮기다'라는 책이 있다. 재임 기간 노 전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드러나있다"고 덧붙였다. 책은 '노무현의 필사'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썼다.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국민통합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참배를 마친 김 전 지사는 지지자들과 대화를 위해 노 전 대통령 묘역 오른쪽에 위치한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으로 향했다. 지역 관계자들은 김 전 지사 내외에게 다가가 "욕봤다. 진짜 욕봤어"라며 위로했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재단으로 들어가기 전 '김경수가 돌아온 오늘이 우리에겐 따스한 봄날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있는 팬클럽 '김경수와 미소천사' 회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김 전 지사는 "가족들과 시간을 좀 갖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 기회가 되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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