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규제지역을 단순화하는 제도 개선 공론화에 나섰다. 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주거복지위) 위원장인 홍기원 의원은 27일 현재 '3종 규제지역'을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단순화하고, 규제지역별 목적에 맞는 규제를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주거복지위 발대식 및 '부동산 규제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 주거복지 특위는 부동산 규제지역 지정 제도 단순화를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는 규제지역이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으로 구분돼 있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1주택 이상 보유세대의 주택 신규 주택구입 주담대 제한, 중도금대출 발급요건 강화, 양도세·종부세 강화, 전매제한, 청약규제, 정비사업 규제 강화 등 다양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로부터 규제지역 지정 요건이 유사하고 모호하며 각 규제지역별로 규제가 중복되고 복잡하게 구성돼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모니터링 대상지역'을 신설하고 조정대상지역은 '규제1지역(청약과열지역)'으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하나로 통합해 '규제2지역(투기과열지역)'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니터링 대상지역'은 규제지역 지정 직전 단계로, 일정지간 모니터링 후 정량요건이 지속되면 다음 단계로 규제 강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주택 분양권 전매제한과 대출 규제 등 규제 전에 국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지역 지정으로 거래가 막히는 등 재산권 행사를 침해하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규제1지역'은 다주택자 취득세‧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 등 세제 규제를 삭제하고 청약제도관리와 실수요자 중심 금융지원 중심으로 개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동안 '조정대상지역'은 청약, 분양 등 신규 주택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킨다는 취지와 달리 금융, 세제 규제까지 적용돼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보다 규제가 강력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규제2지역'은 현재 투기과열지구의 금융, 전매제한, 청약, 정비사업 관련 규제에 조정대상지역의 세제 관련 규제를 추가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아울러 규제지역 지정 권한은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등으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금까지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는 국토부의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투기지역은 기획재정부의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가 지정하는 등 권한이 분산돼 있었다.
홍 의원은 환영사에서 "(규제지역 지정은) 국민 생활에 직접적 영향이 있으며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큼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불분명하거나 때로는 부정적"이라며 "참석해주신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보다 체계적인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향후 법 개정과 정부 정책 수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서면 축사를 통해 규제지역 지정 제도 단순화 추진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규제일변도'의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는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고, 그 피해는 실수요자인 국민께 고스란히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규제 용어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 명칭과 효과의 불일치, 내용이 복잡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며 "정책 수요자인 국민이 알기 쉽고, 정책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이날 토론회 논의 등을 토대로 관련법( 주택·소득세·종부세·지방세법) 개정안을 내년 1월 중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