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숙현·조성은 기자] '닥터카 탑승'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42) 의원이 이태원 참사 당일 새벽 인천의 수행비서관을 현장에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으로서 닥터카를 타고 현장 활동한 것이라는 신 의원의 해명과 달리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보좌진을 동원하고, 현장 사진 촬영을 위한 호출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더팩트> 취재 결과 신 의원은 지난 10월 30일 0시 50분께 수행비서관 A 씨를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불러냈다. 인천 자택에 있던 A 씨는 택시를 타고 현장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신 의원은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에 요청해 서울 마포구의 자택 인근에서 치과 의사 남편과 함께 '닥터카'를 타고 1시 45분 이태원 현장에 도착했다. 닥터카가 신 의원 부부를 태워가느라 참사 현장에 10분 이상 늦게 도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신 의원은 '국회의원'이 아닌 '의료진'으로서 현장 수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닥터카에 탑승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신 의원은 참사 현장에 도착한 지 15분 만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관용차를 타고 중앙응급의료센터로 갔고, A 씨는 신 의원 지시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의료인'을 강조한 신 의원의 해명과 달리, 자정이 지난 새벽 시간 수행비서관을 호출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복수의 관계자는 "수행비서관을 불러낸 이유를 모르겠다. 상식적으로 뭔가 보좌할 직원이 필요했던 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신 의원이 참사 당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현장 사진도 A 비서관이 촬영했다.
신 의원이 닥터카가 아닌 택시 등 다른 이동 수단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 의원은 지난달 16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닥터카 탑승' 이유에 대해 "현장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닥터카를 타고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닥터카 외에 다른 방법으로 갈 생각도 했었나'라는 물음에는 "우선 DMAT팀으로서의 팀워크가 중요하고, 이동하는 상황에서의 상황 공유가 중요해서 그런 부분에서의 논의가 있었다. 현장에서 출동하는 상황을 다 보면서 논의한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시급성까지 판단해서 (현장으로) 가는 도중에서의 합류였기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는 판단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더팩트>는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신 의원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왜곡하려는 정치 공세"라며 신 의원 엄호에 나섰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구급차가 아닌 닥터카를 타고서 간 게 특별한 문제가 있나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의아하다"며 "재난 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의사가 재난 현장에 가는데 개인적으로 가기보다 팀별로 닥터카를 타고 들어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던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국조위원 사퇴로) 일단락된 문제"라며 "여기에 대해서 더 이상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이걸 가지고 공격하면서 국회에서 하고 있는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고 가거나 아니면 회의 진행을 방해하려고 한다라고 하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공세를 삼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