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레귤레이션', 2023년 어그레시브 하게 뛰자"


"수출 드라이브·스타트업 코리아 두 축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 돌파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 정부 역할에 대해 "소위 규제라고 하는 '레귤레이션(Regulation)'이라고 하는 건 굉장히 부정적으로 많이 쓰이는데, 못 하게 하는 것이 레귤레이션이 아니다. 법학에서 레귤레이션의 본래의 의미는 '정부의 관여'"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Government Engagement, 정부의 관여)가 바로 레귤레이션이다. 마켓(Market, 시장)에 대해서 정부는 어떻게 레귤레이션 할 거냐, 마켓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그 마켓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GDP(국내총생산)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아주 효율적인 시장이 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 체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가 시장에 대해서 관여하고 개입해야 하는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 등 민간 경제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시장을 조성해 나갈 때 정부가 지켜야 되는 공적인 정책 목표도 있지만, 시장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정부가 효율성을 높게 만들고 공정하고 경쟁력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이 레귤레이션이라고 하는 걸 못 하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 있게 잘 조성한다는 그런 차원에서 규제라는 개념을 더 크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규제나 R&D(연구개발)나 다 똑같은 거다, 그런 큰 차원에서 우리가 어떤 시장 조성이라든가, 규제라든가, R&D라고 하는 것을 더 큰 장으로, 그래서 정부가 이런 인게이지먼트를 얼마나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해나가느냐, 그리고 그런 걸 위해서는 경쟁과 시장이라는 그런 툴을 잘 활용해서 가야 된다, 그게 바로 제가 말씀드리는 자유시장주의의 요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정책에서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우리가 확보를 하고, 그리고 예를 들면 어떤 금융기관의 거버넌스가 아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일"이라며 "그것을 갖고 '관치금융'이라고 하면 안 된다. 어느 산업에 얼마를 대출해 주라고 하는 그게 관치금융"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정부가 소위 규제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더 쉽게 얘기하면 정부의 혁신이라고 보면 된다"며 "우리 공무원들의 혁신이고, 우리 공무원들의 사고의 혁신을 말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경제안보'와 관련해선 "제가 대통령으로서 외교·안보와 경제라는 것을 다 함께 들여다보니까 경제안보라고 하는 것을 쉽게 정의한다면, 이제는 경제 문제가 국제시장에서 자유시장 체제, WTO(세계무역기구) 체제로 가는 것이 아니라 국가 간의 모든 정책 목표가 한꺼번에 패키지로 움직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금 소위 수출 드라이브라는 것으로서 지금 우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정면 돌파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여기에 얹혀서 우리가 '스타트업 코리아'라고 하는 것을 강력한 기치를 내걸고 뛰어야 한다"며 "기재부가 주축이 돼서 벤처와 스타트업이 정말 미래 우리 신세대들이 가슴 뛰게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수출 드라이브와 스타트업 코리아라는 두 개의 축으로서 우리 어려운 경제 여건을 돌파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물가와 고용에 대해선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잡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은 '경제학원론' 책에 나오는 필립스 커브(Phillips curve)라고 해서 나오지 않나"라며 "경제가 좋아지면 물가가 올라가고, 당연히 인력이 부족하니까 임금이 올라가고 물가가 오르지 않겠나. 또 경제가 어려워지면 이게 실업자가 많아지고, 마찬가지인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잘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아까 어느 분께서 '물가를 관리하는 것은 일종의 복지 정책'이라고 했는데 맞다. 우리가 생계비 지원을 해 주고 여러 가지 지원을, 바우처 지원을 해 준다고 해도 물가가 예를 들어서 엄청나게 뛴다고 그러면 그것은 복지가 뒤로 가는 것"이라며 "세상에 '일자리'만큼 중요한 복지가 없다. 고용 창출과 물가 관리라는 것이 정말 중요한 복지이고, 약자 보호라고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잘 좀 실시간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기재부가 중심이 돼서 잘 관리를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현재의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는 역량이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금년 한 해 이런 어려운 경제 상황을 잘 점검하고 관리해 나왔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2023년에는 그야말로 다시 대한민국, 도약하는 그런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더 아주 어그레시브(aggressive, 공격적)하게 뛰어보자"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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