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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실수인가 고의인가…文 트윗 계정, '이재명 저격' 글 '좋아요' 반복
-"퇴임 후 잊힌 삶을 살겠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여의도 정가에서 또다시 언급되고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부정적인 내용의 트윗 글에 또 '좋아요'를 눌렀다고?
-맞아. 문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이 대표를 '사이코패스'라고 비난한 트위터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어. 게시물 내용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어서 파장이 일었어. 다만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번에도 '실수'라고 해명했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문 전 대통령은 지방선거일인 지난 6월 1일에는 "동감이다. 그 쓰레기(이재명) 때문에 부활한 국짐(국민의힘) 쓰레기들 때문인가 보다"라는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취소했고, 지난 10월 13일에는 '대북 코인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다'라는 트윗 글에도 '좋아요'를 눌렀다는 지적이 나왔어. 해당 트윗 글은 민주당 인사들이 코인 관련 검찰 수사를 받을 것이란 내용으로 역시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었어.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야.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이재명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거론을 일절 금지한다'는 공지에도 불구하고 비난 글이 이어졌어. 한 누리꾼은 "지들 앞에 떨어진 불인 풍산개나 서해 공무원은 칼같이 방어하더니 같이 방어해준 이재명 관련 실언은 한마디도 없어? 이젠 '실수로 눌러졌다'는 변명조차 안 하네"라고 했어.
-또 다른 누리꾼은 "여기 잼갤(이재명 갤러리)에서야 그동안 문에게 참았던 것들을 이참에 터뜨리고 있지만, 문제 해결은 냉철하게 해야 한다"며 "윤건영과 고민정 압박을 시작으로 문 SNS 문제를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지, 그 과정에서 문이 뒷방 늙은이로 전락해서 잼에게 찍소리 못하게 하면 더 좋다"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어. 이들은 윤 의원실과 고 의원실에 항의 전화를 하겠다고 했고, 그 결과도 주고받았어. 물론 익명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이들이 정말 이 대표 지지자인지는 모르겠어. 다만 실제 윤 의원이 '친명' 김남국 의원을 통해 해명한 걸 보면 이들의 집단행동이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
-김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친문계인) 윤건영 의원이 양산에 계신 문 전 대통령을 뵙고 오셨다고 한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전화를 주셔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중 문 전 대통령의 트위터 이야기도 해주셨다. 문 전 대통령 팔로워가 워낙 많아서 연속으로 '좋아요'를 누르다가 다시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반려묘 찡찡이가 태블릿 위에 올라가서 잘못 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했다. '좋아요'를 실수로 누르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이 대표 관련 건만 보도되면서 이슈가 되는 '단순 해프닝'이라고 일축한 거야. 문 전 대통령 측은 이전에도 논란이 될 때마다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좋아요'를 누르지 않고 SNS 관리팀을 거쳐서 진행하고 논란이 된 '좋아요'는 실수라고 해명해왔어. -지난 9월 26일 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에는 반려묘 '찡찡이'가 태블릿 PC 위에 올라가 있는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좋아요'를 누르는 범인. 드디어 색출"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지.
-하지만 이번엔 '실수' 해명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야. 이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지지자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나. 해프닝? 그럼 본인이 해명해야지. 딴 건 본인이 잘도 하면서 왜 이건 대리로 하냐고? 그게 어디 한두 번이야지. 고양이가 그랬다고? 다음엔 마루나 토리가 그랬다고 하시게? 이게 우리를 아주 바보로 아나?"라고 불만을 표했어. 또 다른 누리꾼도 "민주당에서 배출한 전 대통령 공식 트윗 계정이 현 민주당 대표에 대한 혐오 비하 글에 '마음에 들어요'라니 이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무슨 글인지도 몰랐을 텐데 삭제는 빛의 속도로 해? 이건 알고 했고 알고 지웠다는 거지. 해명이 더 웃기다"고 했어.
-김 의원이 해명 글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한 점이 주목할 만해. 그는 "이 대표는 항상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일하고 있고, 그 누구보다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다"며 "사소한 해프닝이자 실수가 우리 민주당 내부의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어. 양측 의원들이 직접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는 것 자체가 갈등이 고조됐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와.
-최근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퇴진론', '분당론'까지 공개적으로 나올 만큼 균열 조짐이 커지는 기류 변화는 확실해 보여. -문 전 대통령이 정치 현안에 대해 직접 메시지를 내놓는 일이 지속되고 있는데 뒤숭숭한 당내 분위기 속에서 '친문 후계자'가 확실해질 때까지 임시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와.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다.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공식 입장을 처음 밝혔어.
-'포스트 이재명'으로는 친문진영에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거론되고 있어. 김 전 지사는 2023년 5월 출소인데 '성탄절 특별사면'로 복권이 되면 친문계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민주당 균열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백드롭으로도 정쟁?…의미심장한 국민의힘 현수막
-국민의힘이 회의실 배경 현수막(백드롭) 문구를 바꿨다지?
-맞아. 지난달 28일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렸던 회의실 백드롭이 새롭게 바뀌었어. '거짓말 그만하고 우리 제발 일합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끄는 부분은, '거짓말 그만하고'라는 문구가 민주당 당색으로 칠해졌던 거야.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시선도 새 백드롭을 향하더라고.
-정략적 의도가 있어 보여.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아.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입장문을 내고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어. 국민의힘은 그동안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당 의혹을 일축해왔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지난 7월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과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과 모여 술을 마셨다는 의혹이야.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첼리스트 A 씨의 전 남자친구가 친야 성향 매체 '더탐사' 측에 제보했고, 김 의원이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를 공개하면서 알려졌어.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거짓말 그만'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어. 실제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일말의 양심도 없는 장경태 최고위원의 거짓말 놀이에 신물이 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거든.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환아 방문 사진에 대해 '빈곤 포르노', '조명 사용' 등 발언으로 여당의 공세를 받았어. 대통령실은 지난달 22일 장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형사 고발하기도 했지.
-'일 좀 합시다'는 국회 공전 상황이 민주당 때문이라는 지적으로 보이는데?
-예산 정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 여부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어. 국회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지. 국회가 제 할 일을 하지 않고 정쟁에만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잖아.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이 여야 중 어느 쪽이 책임이 더 큰지 판단하지 않을까 싶어.
◆유시민, '조금박해' 비판…당사자들 '과거 유시민' 소환해 역공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유족의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논란이 된 신생 인터넷 매체 '민들레'에 기고한 칼럼이 화제야.
-유 전 이사장은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는 왜 그럴까'라는 제목으로 다섯 사람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썼어. 내용 중 유 전 이사장은 "오늘의 박지현에게 대중은 관심이 없다. 그저 언론에서 시끄러운 정치인일 뿐"이라고 지적했어.
-또 유 전 이사장은 박 전 비대위원장과 민주당 내 소장파인 '조금박해'가 문재인·이재명과 민주당에 해가 될 말을 하면서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를 높여 '마이크 파워'를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지. '마이크 파워' 언급은 지난 7월 박 전 위원장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지현이 본인을 이준석이나 김동연급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김남국 의원의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언론에서의 마이크 파워나 유명세로 따진다면 제가 그 두 분께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한 것에서 따온 걸로 보여.
-유 전 이사장은 이외에도 언론이 박 전 위원장과 조금박해의 발언들을 '쓴소리' 등 멋진 말로 치장한다고 지적했어. 또 그는 박 전 위원장과 조금박해를 향해 "자신이 민주당과 민주당의 다른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처럼 다른 정치인이나 시민들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지.
-칼럼 공개 이후 '저격' 당한 당사자들도 입장을 내놨지?
-박 전 위원장은 칼럼 공개 다음 날인 페이스북에 '히틀러와 스탈린이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대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유 전 이사장을 전면 비판했어.
-이른바 'MZ 세대'인 박 전 위원장은 "유 전 이사장은 젊은 시절 독재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이제는 자신의 의견과 다른 분들을 이적행위자로 몰고 있다. 자신이 싸웠던 독재자와 닮아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며 "유 전 이사장은 제가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해가 되는 발언을 했다고 했다. 아니다. 저는 민주당과 이 대표를 망치고 있는 강성 팬덤과 견인차, 그리고 이들에게 포섭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어.
-박 전 위원장은 비판의 수위를 높여 글 말미에는 "이제 민주당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30여 년 이상 기득권을 누려온 586세대는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 '역사의 역사' 저자이기도 한 유 전 이사장이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촉구했어. 또 박 전 위원장은 유 전 이사장의 과거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했어.
-그 내용은 바로 "저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원칙 중에 하나가 가능하면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 65세가 넘으면 때려죽여도 책임 있는 자리에는 가지 말자, 이게 제 소신 중에 하나입니다."(2004년 11월 3일 중앙대 초청 강연)라는 부분이야. 유 전 이사장은 1959년생으로 만 63세야.
-박용진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에 출연해 유 전 이사장의 비판을 두고 "맨날 그런 얘기하시는 분 얘기여서 뭐 특별하게, 별로 관심 없다"며 이른바 '조국 사태'를 언급했어. 박 의원은 "(이후) 그분(유 전 이사장)이 주장한 대로 지금까지 사태가 흘러왔는데 그래서 당이 잘됐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꼬집었지.
-진중권 교수도 유 전 이사장의 글에 대해 한 라디오에서 "(과거에는)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는데, 사고방식의 조야함과 조악함에 진짜 놀랐다"고 했어. '독설'로 유명한 진 교수 역시 유 전 이사장의 과거 발언을 소환하며 "유 전 이사장이 젊은 시절 '60이 지나면 뇌가 썩는다'는 흥미로운 의학적 가설을 내세우지 않았나"라며 "의학계에서 지지를 받지 못했는데 이 가설을 입증하려고 몸소 생체실험을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꼬았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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