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용산 장외투쟁 나선 野...비명계는 '기지개'


당내기구 중심 '단일대오' 외치는 野
'李 결단' 외치는 목소리도 수면 위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과 관계자들이 1일 한파 속에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을 찾아 이재명 대표 엄호에 열을 올렸다. 이 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화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과 관계자 30여 명이 한파 속에도 '용산행'을 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앞에서 "야당 탄압을 규탄한다"며 당 대표 엄호에 열을 올렸다.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 '분당 위기론'까지 표출되면서 '내부 단합'과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당의 장외 투쟁을 두고 내부에서도 지지와 우려가 공존한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앞을 다시 찾았다. 이 대표 측근들이 줄구속되고, 문재인 정부 인사인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검찰의 칼날이 날카로워지자 규탄 기자회견 및 토론회를 연 것이다.

대책위가 집단으로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한 것은 지난 10월 17일 윤 대통령의 정치 탄압 규탄 기자회견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영하 10도를 밑도는 살을 에는 추위에도 소속 위원들 포함 약 30명의 사람이 참석해 장외 투쟁을 이어갔다. 대책위 공동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저희 대책위가 오늘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 신고를 하고 하는 야외 토론회"라며 "윤석열 정부의 검찰독재에 의한 공포정치를 규탄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 발언은 △전 정부 수사(박범계) △대장동, 김건희 여사 의혹(박찬대) △언론탄압(고민정) △편파수사(김승원) △표적감찰(김영배) △안보 불안(김병주) △경제 무능(정태호) △대통령실 이전 및 비리(한병도) 순으로 이뤄졌다.

대책위 공동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저희 대책위가 오늘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 신고를 하고 하는 야외 토론회라며 윤석열 정부의 검찰독재에 의한 공포정치를 규탄한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박찬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수사 1, 2, 3부가 전임 정부와 현 야당 대표의 민주당 인사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며 "100명이 훌쩍 넘는 인력이 야당 탄압에 총동원됐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최고위원 당선 이후인 현재까지 당에서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문제를 도맡아 담당하며 '대장동 전문가'를 자처하고 있다.

이어 언론자유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 의원은 "윤 대통령은 야당이나 국민, 광장의 목소리에도 어느 하나 귀 기울이지 않고 그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렇게 언론 자유가 보장받던 대한민국 국격이 어떻게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지 참담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대책위의 용산 장외 투쟁은 정부를 향해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여론전에 나서기 위함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 예산안 처리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로도 국회가 굉장히 바쁜 와중에 정부와 여당이 노골적인 정치 탄압을 벌이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이 할 일은 하면서도 '따질 건 따지자'는 생각으로 행동에 나선 것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장외 투쟁의 또 다른 이유로는 당 안팎으로 '단일대오'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고개를 든다. 현재 대책기구를 중심으로 이 대표 관련 수사에 대응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공개적으로 이 대표에게 사법 리스크 유감 표명을 거듭 촉구하고 있고, '연말 결단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앞서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포진된 '반성과 혁신 연속 토론회'에서는 당의 '팬덤 정치', '사당화' 등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친문계 김영배 의원은 이날 "연말을 앞두고 점점 큰 판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결단할 때가 온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정치 개혁'을 의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선 이 대표를 향한 의미심장한 발언이라는 말이 나왔다.

'분당' 가능성을 꺼낸 이도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지냈던 박영선 전 의원은 지난 30일 KBS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분당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때 제가 (이 대표가) 고양이의 탈을 쓴 호랑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다"며 "그것과 유사하게 돼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6월 이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당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 걱정이 많다"며 반대한 바 있다.

민주주의 4.0은 지난 22~23일 심포지엄 및 총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친문 전해철 의원을 새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남윤호 기자

여기에 친문계가 주축인 민주당 내 모임 '민주주의 4.0'도 활동의 신호탄을 쏘면서 비명계 판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주의 4.0'은 지난 22~23일 심포지엄 및 총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친문 전해철 의원을 새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일자리수석 출신인 정태호 의원이 원장을,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의원이 감사를 맡았다. 총회 이후 'NY(이낙연)계' 윤영찬·홍기원·양기대·서동용·오영환 의원과 친정세균계 김영주 의원 등도 '민주주의 4.0'의 새 회원으로 영입됐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이 대표의 검찰 수사 본격화에 이어 '민주주의 4.0'이 비명계를 잇는 연결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대책위의 반복되는 대통령실행을 두고는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전자는 '검찰 출신' 대통령 정부의 야당 탄압에 당이 하나로 뭉쳐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후자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장내'(국회) 산적한 현안들을 챙기기도 바쁜데 왜 장외로 나가냐는 우려의 목소리다.

한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책위의 용산행을 두고 "야당을 향한 검찰의 수사 과정을 보면, 지금으로선 순수성이 의심된다"며 "대표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니 당에서 입장을 낸 건데 조금 용인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사당화' 우려에 선을 그었다.

대책위의 대통령실 행 집단행동을 두고는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한 중진 의원은 "지금은 예산안 심사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 여야가 어렵게 타결한 국회 안 문제에 집중해야 할 때다. 국회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그것 아니겠나"라며 "지금 시기에 정치 보복이라고 의원들이 대항을 위해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대표 수사와 관련해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은)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 대표가 정말로 무고하다면 자신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서며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라는 목소리는 계속 나올 것이다. (일부가 주장한) '유감 표명'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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