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尹·측근 만찬, '유승민은 절대 안 돼' 결의대회"


"윤핵관 통해 당대표 만들겠다는 메시지"
"민심 거역한 정치인, 절대 성공 못 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만찬을 두고 유승민 전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당 대표를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결의대회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원장이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윤핵관 관저 만찬'을 두고 "유승민 전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당 대표를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결의대회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원장은 29일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민심이나 당심에서도 유 전 의원이 압도적으로 여론조사에 우위로 나타난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죽어도 유승민은 안 된다' 하는 것을 표방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 22일 '핵심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 부부를 관저로 불러 만찬을 가진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어 지난 25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께서 국내 손님으로 가장 먼저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났다고 하면은, 과연 윤핵관이 그 앞에 (먼저) 나타나서 부부 동반으로 단순히 식사만 했을까"라며 "이건 반드시 전당대회나 정국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했을 거고, '어떠한 국민의힘 공식기구보다도 윤핵관이 먼저다' 하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국민과 당원들에게 유포시키기 위해서 만찬 사실을 흘렸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라고 하는 것은 지금 우리 정치 발전이 돼서 그렇지, 과거 삼김 때는 총재제로 대표를 대통령이 임명했다. 지금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시대가 지났고, 당원들에 의해서 대표가 선출되는데 집권여당은 당연히 대통령의 의중이 실릴 것"이라면서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윤핵관들과 함께 논의를 했다고 하면 이것은 '유 전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당 대표를 시켜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의중을 둔 사람을 당 대표로 만들자' 하는 그런 결의대회 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마음에 둔 사람을 네 윤핵관을 통해서 당 대표로 만들 테니까 거기에 다 협조해 주기 바란다, 이런 메시지 하나 낸 것"이라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전 원장은 또 "우리 정당사에 보면 항상 그 주류들이 당권을 장악해 비주류, 자기들에게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은 칼질을 했다. 2024년 내후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바닥을 깔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유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기 어렵도록 룰 개정을 하려고 한다. 지금 (당원투표 대 여론조사가) 7대3인데 9대1로 바꾼다는 것 아니냐"라고 짚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선 관련해서 당 대표를 본인 뜻대로 하려다가 (박 전 대통령의 뜻과 달리) 김무성 전 의원이 대표가 됐고,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생각하는 사람들을 공천하고 싶어 한 것과 달리 김무성 당시 대표가 본인이 생각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공천 등 갈등이 있다 보니까 옥새 파동이 일어나고 결국 그래서 총선이 크게 실패하지 않았나"라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심을 거역한 정치인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며 "저는 만약 그렇게 해나간다고 하면 민주당은 굉장히 유리한 고지에서 총선을 맞이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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