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누나 찬스' 남동생 자소서 사과…野 "그만 둬라"


남동생 자소서에 '누나가 질병청장'…野 "사퇴하는 게 맞다"

직무관련 주식 보유 논란이 있는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남동생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하는 바이오업체에 사외이사로 지원하면서 마침 친누이가 2대 질병청장을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라는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한 데 대해 7일 오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직무관련 주식 보유 논란이 있는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남동생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하는 바이오업체에 사외이사로 지원하면서 "마침 친누이가 2대 질병청장을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라는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한 데 대해 7일 오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보복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백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백 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청장의 공직을 친동생이 바이오 기업 지원하는 데 사적으로 이용한 이해충돌의 대표적인 문제"라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앞서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백 청장의 남동생인 백 모 씨는 지난 8월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하는 ‘디엔에이링크’ 사외이사로 지원하며 직무수행계획서를 제출했다. 직무수행계획서는 담당 업무에 대한 계획 등을 적시하는 일종의 자기소개서다.

백 씨는 계획서에 "본인은 전공이 화학이지만 가족 형제자매들이 현재도 의료 및 제약업계에 종사하며 저와 업무적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어 본 사외이사직을 수용하고 열정을 다 하고자 한다"며 "마침 친 누이는 2대 질병청장의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다"라고 썼다. 백 씨는 해당 직무수행계획서를 자신이 작성한 적 없으며 제3자가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더팩트>와 통화에서 백 씨는 "사전에 협의도 없이 그 내용을 기재했던 사람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람에게 전화해 항의했다"고 반박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무수행계획서의 서명은 대리 서명이지만, 해당 서류를 제출할 때 모든 사실관계에 대한 서명은 본인의 서명이라며 최종 제출에 본인 서명이 들어가있으면 모든 제출한 서류에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백 씨가 사외이사로 지원한 회사 공시에 직무수행계획서와 확인서가 게재된 건 지난 8월이다. 이미 3개월 가까운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가 <더팩트>의 취재가 시작되자 제3자가 썼다고 뒤늦게 해명한 셈이다.

백 청장은 보건복지위 회의에서 "동생이 직접 계획서를 작성한 게 아니고, 서명도 위조된 것이라는 걸 확인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정정고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백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신 의원은 "직무수행계획서의 서명은 대리 서명이지만, 해당 서류를 제출할 때 모든 사실관계에 대한 서명은 본인의 서명"이라며 "최종 제출에 본인 서명이 들어가있으면 모든 제출한 서류에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도 "동생이 ‘누나 찬스’를 썼던 순간 이미 백 청장은 국민 신뢰를 잃었다. 더 이상 질병청장으로 임무를 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안 그래도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참사로 국민적 신뢰 잃어가는 마당인데 백 청장이 더해서야 되겠나. 지금이라도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며 맹공했다.

백 청장이 "어떤 우려가 있는지 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우려 수준을 넘었다. 국회와 국민은 백 청장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만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보건복지위는 지난 국정감사 당시 서류제출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날 백경란 청장 고발을 추진한다.

야당 의원들은 백 청장의 주식 투자 관련 이해충돌 논란을 지적하며 바이오 관련 주식 거래 내역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백 청장은 일부 자료만 제출했다.

앞서 보건복지위는 백 청장이 28일 오후 6시까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백 청장을 관련 법률에 따라 고발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백 청장은 이에 대해 "직무와 무관한 사생활 부분이지만 의원님들이 많이 염려하셔서 자료를 제출했다"면서도 "국민들께서 공직자에 대해 갖는 기대가 높다는 점을 다시 알게됐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manyzero@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