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반환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문제를 쿨하게 처리하려는 선의도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오후 '풍산개 반환에 대한 입장'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이 관리 비용 등 예산지원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9일, 심성보 대통령기록관과 오종식 문 전 대통령비서실 비서관은 해괴한 협약서를 작성한다"며 "협약서에는 문 전 대통령이 개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토대로 시행령 개정시도가 이뤄졌고, 사료비·의료비·사육사 인건비 등으로 약 250여만 원의 예산지원 계획이 수립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님,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혈세로 충당해야겠습니까? 그것도 임기 마지막 날에 이런 협약서까지 작성하고 싶으셨습니까?"라며 "겉으로는 SNS에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면서 관심 끌더니, 속으로는 사룟값이 아까웠습니까?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 측은 법률안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그 배경에 대통령실의 반대가 있다고 반박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이므로 문 전 대통령 퇴임 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됐으나,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인적·물적 시설과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 대통령기록관 및 행안부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그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루어졌다"며 "또한 보도된 바처럼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서도 선의의 협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선례가 없는 일이고 명시적인 근거 규정도 없는 까닭에,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시적 근거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며 "그에 따라 행안부는 지난 6월 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 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그 후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해 재입법예고 하겠다고 알려왔으나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역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이라며 원인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았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면,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의 입장과는 달리 대통령실에서는 풍산개의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이라며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다. 대통령기록물의 관리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방안을 마련하면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그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이 든 반려동물이어서 섭섭함이나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위탁관계의 해지를 거부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실이 풍산개 반환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없다고도 보았다. 비서실은 "최근의 언론보도를 보면 대통령실은 문제를 쿨하게 처리하려는 선의도 없는 듯"이라며 "책임을 문 전 대통령에게 미루고 싶은 것일까요? 아무래도 반려동물이어서 책임을 의식하기 때문일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큰 문제도 아니고 이런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까지 드러내는 현 정부 측의 악의를 보면 어이없게 느껴진다"면서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들을 잘 관리할 것으로 믿지만, 정서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서 잘 돌봐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