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 XX들' 발언이 대한민국 국회를 향한 것이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23일 "국민의 대표 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새끼들인가"라며 맹비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책임자 경질을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참사 당사자로서 외교적 후폭풍이 걱정돼 어떻게든 모면해보려 했다 해도 거짓해명을 했어야 되겠나. 거짓말은 막말 외교참사보다 더 나쁜, 국민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외교참사 대신 169명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려보자는 저급한 발상 또한 낯부끄러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 해명에 국민은 귀를 의심하며 경악한다"며 "대통령실 해명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은 밤사이 해당 욕설 영상을 듣고 또 들으며 기막혀 하고 있다. 저도 한 100번 이상은 들은 것 같다.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국민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상에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외교 참사는 대한민국이 수십 년간 국제무대에서 쌓아온 동맹과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트릴 정도의 심각한 사안이다. 단순히 망신을 넘어 한미동맹뿐만 아니라 국제 외교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경질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그리고 대통령실 외교라인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 특히 이번 순방과 관련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오류와 참사로 대한민국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무능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니 바로 경질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환담을 마치고 행사장을 떠나면서 막말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파문이 일었다. 각 방송사가 공유한 영상에는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도 달렸다. 그러나 대통령실 측은 뉴욕 현지에서 15시간 만에 브리핑을 열고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며, ''이XX들"이라는 표현은 미 의회가 아니라 우리 국회를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금 대한민국 모든 방송에서 자막을 달고 방송하고 있는데 그럼 이건 가짜뉴스, 오보란 말인가. 그러면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전 방송 언론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해서 국민이 그대로 넘어갈 것 같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