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와 연대를 강조한 유엔총회 연설에 대해 "저희가 가진 생각과 전략과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들어 보니 지금 당장 유엔 사무총장을 하셔도 손색이 없겠다"고 호평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미국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과 면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의 면담은 유엔 사무국에서 25분간 진행됐다.
김 수석에 따르면 구테레쉬 총장은 먼저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해 "진심으로 감명 깊게 들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환기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유와 연대에 입각한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으로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지는 규범이 확고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유엔 체제의 보편적인 규범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유 있고 힘 있는 국가가 어려운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상을 설명하면서 "우리보다 더 디지털 데이터를 갈망하지만 여건이, 형편이 되지 못하는 나라들의 모범이 되고 그 격차가 줄어들게 하는 데 대한민국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테레쉬 총장도 "ODA(공적개발원조), 그리고 국제협력을 증진한다는 윤 대통령의 연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대통령의 구상, 개도국 지원,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 대해서 공고한 연대, 그리고 압도적인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건립부터 유엔 창립 시기와 거의 맥을 같이 한다. 즉 대한민국의 역사란 유엔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유엔의 지원 덕분에)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했다. 대한민국과 유엔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저는 국민을 대표해 이를 잊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유엔에서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구테레쉬 총장은 "한국은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모범적이고 환상적인 파트너"라며 "유엔이 늘 옳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70여 년 전 그 당시 한국을 지켜낸 것은 정말 제대로 한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개방의 더 나은 길을 선택한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제 금융기구 그리고 동북아까지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 그리고 북한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금융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그동안 닫힌 문을 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해서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한반도가 노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실험을 재개하거나 추가 핵 도발을 감행할 때는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총장께서 지속적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테레쉬 총장은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은 유엔을 믿으셔도 된다"며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 대해서는 안보리 차원에서 명확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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