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추진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15일 밝혔다. 국민의힘과 합의 처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안건)으로 특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조 대표의 협조가 절실하지만 사전 논의조차 없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거기(특검법 패스트트랙 추진)에 제가 초대받은 적도 없고 참가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쇼 포스터에 '출연 조정훈' 이렇게 써놓은 것 같다. 여러 언론들에서 들려 나오는 거 보면 민주당에서 '조정훈 의원 찬성까지 하면 패스트트랙 할 수 있다' 이러셨다"며 "전화 한 통 없고 연락 한번 없으셨는데 제 참석을 기정사실화해서 제가 제 입장을 좀 밝혀야겠다 하고 몇 줄 적었다"고 했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 부인에 대한 특검이 민생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라며 특검법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 추진 유력 방안은 패스트트랙 지정이다. 이를 위해선 법사위 재적위원 5분의 3(11명)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민주당 법사위원이 10명이라 조 대표가 캐스팅보터 위치에 놓여 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의 특검법 추진이 '정치쇼'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실을 밝힌다라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추석 밥상에 급하게 특검으로 현실성 없는 방법으로 진행했다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현실성이 없는 경로라는 것을 민주당도 잘 알고 있다. 만에 하나 제가 동의를 하더라도 국회에서 통과를 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시 국회로 돌아와서 다시 의결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200석)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그 숫자 갖고 있지 않다. 그러면 이 엔드 게임이 과연 뭐냐라고 봤을 때 이건 결국은 과정에서의 소음을 노린 소위 민간에서 얘기하는 노이즈 마케팅이다. 정치쇼"라고 했다. 그는 또 "이번에 발의한 특검은 민주당만 특별검사를 임명할 수 있다. 다른 정치세력 어떤 사람도 검사를 임명할 수 없다. 그러면 민주당만 임명한 특검이 결과를 갖고 나왔을 때 다른 정당 다른 정치세력이 인정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특검법 협조 반대 입장을 밝힌 조 대표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조 의원이 어떻게 해서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 한 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면서 "본인의 앞으로 의정활동에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 대표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당선된 점을 짚은 것이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조 대표를 향해 "불공정한 수사가 계속되는 것을 방치하는 것도 거기에 동조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 역사적 책임은 아마 본인이 혼자 지시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민주당의 많은 의원님들이 저에게 역사적 책임을 져라 이러신다. 그 이유가 뭐냐 국민이 원한다는 건데, 이 또한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며 "편리하게 선택적으로 여론조사 숫자를 들먹이면서 역사적 책임을 져라라고 정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그런 행위도 민주당의 내로남불적인 성향 그리고 집단주의적 성향을 반영한다"고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가 만약에 부족했다라는 인식이 있다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활용해 보자. (또) 정치가 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이려면 앞으로 발생할 위험을 막기 위해서 특별감찰관 제도 제발 좀 도입하자라고 외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왜 불충분한지 명백히 보고 안 되면 공수처라는 옵션 선택이 있으니까 거기도 한번 보고 이러면서 하나씩 하나씩 국민들에게 이게 정치적으로 정쟁의 도구가 아니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이런 국민의 여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