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경찰조사…'운명의 9월' 맞은 국민의힘


오는 28일 정진석 비대위원장 가처분 관련 심리 예정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4일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현장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출발하겠다. 당정이 일체감을 갖고 힘을 모으겠다며 당의 조속한 안정과 정상화를 약속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첫발을 뗐지만 벌써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줄줄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운명의 9월'을 맞이한 국민의힘 앞은 안갯속인 상황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14일 국립서울현충원 방문을 시작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정 위원장은 현장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출발하겠다. 당정이 일체감을 갖고 힘을 모으겠다"며 당의 조속한 안정과 정상화를 약속했다.

이후 첫 전체회의를 열고 새 조직부총장·비서실장 등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이처럼 속도를 내는 이유는 진통을 거듭해온 여당 지도체제의 진용을 재정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정진석호(號)'가 성공적으로 임무 완수를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주호영 비대위'를 좌초시킨 이 전 대표의 법적 대응 화살이 정 위원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도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의 전 대표가 무차별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가처분 소송,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법부와 수사기관에 당 운명이 달린 처지를 거론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정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효력 정지 관련 가처분 신청도 오는 28일 예정돼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vs 국민의힘 소송 '2라운드'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가 출범한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선 이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제기한 3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가 진행됐다. 지난 5일 전국위에서 비대위 출범 근거를 위해 '비상 상황'을 당헌 96조 1항에 구체화 한 것이 주요 쟁점이다. 이 전 대표는 출석에 앞서 "지난 가처분에서 법원에서 일정 부분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불복하는 것을 다루기 때문에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양측의 명암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재판부가 3차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면 정 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4차 가처분 신청에서도 이 전 대표가 웃을 가능성이 크다. 비상 상황에 대한 당헌 개정안 의결이 무효라면, 여기서 파생된 정 위원장의 임명도 무효가 된다는 주장이다.

또, 가처분 결과는 향후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지을 분수령으로 분석된다. 만약 기각된다면 이 전 대표의 당내 복귀 길은 사실상 모두 막히게 된다. 반면, 가처분 신청이 또 한 번 인용될 경우 당은 더 큰 수렁에 빠질 뿐 아니라 이 전 대표에게 우세한 여론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준석의 윤리위 추가 징계 여부와 '경찰수사'

정 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심리(4차)는 오는 28일 열린다. 이날은 당 윤리위원회가 전체회의를 개최하는 날이기도 하다. '수해 봉사활동 실언'으로 문제가 된 김성원 의원을 비롯, 권은희·김희국 의원의 소명이 주가 될 예정이지만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가능성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당을 향해 '양두구육', '신군부' 등 날선 비판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오는 16일께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성비위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수사 결과에 맞춰 윤리위에선 '탈당 권유'나 '제명'에 해당하는 최고 수준의 추가 징계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이 전 대표는 당 밖에서 가처분 신청 '도돌이표'를 이어거가나 여론전에 몰두하며 신당 창당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현재 자신이 쓰고 있는 책의 발간 시기를 가처분 결과에 따라 결정해 여론에 영향을 줄 계획이란 분석도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뒤를 이을 후임 원내대표 선출이 오는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원내대표 관련 하마평만 10명의 후보군이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복잡한 당내 사정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돼, 당이 안정 궤도에 진입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쌍된다. /이새롬 기자

◆'뇌관'으로 떠오른 원내대표 선출

이 전 대표가 내걸은 '가처분의 벽'을 넘어선 이후에도 당이 안정 궤도에 진입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9일 권 원내대표의 후임을 선출하는 원내대표 경선에 자천타천 후보군만 두 자릿수를 넘기면서다. 재선부터 5선까지 후본군 '선수'도 다양하다.

게다가 원내대표 선출 방식에 있어 '경선'이냐 '추대'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좀처럼 총의가 모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내 교통정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원내지도부 구성은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국면을 준비해야 하는 점에서 향후 뇌관으로 부상할 조짐이 보인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9월 한 달 동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당 안정화를 위해 비대위가 더 이상 엎어져선 안 되기에 이 전 대표와의 접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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