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태양광 등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에 대한 첫 운영실대 점검 결과 2616억 원이 불법·부당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실장 방문규)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2021년 9월~2022년 8월까지 산업부와 합동으로 전국 226개 지자체 중 1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운영실태에 대한 합동점검을 벌인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전국 226개 기초단체 중 12곳 표본조사 결과로 불법·부당 집행 사례 총 2267건, 2616억 원이 적발됐다. 위법·부적정 대출(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은 총 1406건, 1847억 원, 보조금 위법·부당 집행(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등) 총 845건, 583억 원, 입찰 담합 등 위법·특혜 사례 총 16건, 186억 원 등이다.
최다 적발 사례는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위법·부적정 대출의 경우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대출 집행과정에서 허위서류로 공사비를 부풀려 불법대출을 받은 수법이 대표적이었다. 특히 4개 지자체의 395개 사업 중 99개 사업에서 201억 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부당하게 141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99건의 사업 중 43건(71억 원)은 공사비를 부풀려 과도하게 대출받은 사례이며, 나머지 56건(70억 원)은 규정에 따른 전자세금계산서 대신 종이 세금계산서를 제출한 뒤 대출받은 사례로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현행법상 농지에는 태양광 시설을 지을 수 없지만, 버섯재배시설이나 곤충사육시설을 설치할 경우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지 않고 태양광 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가짜 버섯재배시설 등을 지은 뒤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 곳들도 적발됐다. 버섯이나 곤충을 키운 흔적이 없고, 관련 매출이 없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조금 위법·부당 집행으로 적발된 사례도 총 845건 (583억 원)으로 드러났다. 쪼개기 수의계약, 결산서 허위 작성, 장기 이월금(잔액) 미회수 등 기금 관리 부실 사례가 적발됐다. 여기에 융복합사업 점검에서는 4대 보험료 등 정산성 경비를 정산하지 않아 최근 4년간 256억 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한국에너지공단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지원한 금융지원 사업 6509건 중 17%에 해당하는 1129건은 불법 계약이나 하도급 규정 위반 사례였다. 이들은 무등록업체와 계약하거나 하도급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전기 분야 기술사 등이 작성해야 하는 전기공사비 내역서를 시공업체 견적서만으로 확정해 부실 대출을 받은 사례도 158건(대출금 226억 원)이 적발됐다.
정부는 "이번 일부 기관에 대한 1차 실태점검 결과, 전력산업 기반기금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부실을 확인했다. 대출지원사업은 광범위한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무등록업체와 계약 후 대출이 만연하고, 특히 태양광 설치 지원 대출사업은 점검대상사업의 17%가 부실로 확인됐다"며 "적발된 사항은 사안에 따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부당 지원금 등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에서 철저한 의지를 갖고 환수조치토록 할 예정이며, 앞으로 조사 대상기관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추가 점검을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 이번에 적발된 불법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위법·부적정 사례가 근절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함께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