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권성동…'尹心' 훔칠 차기 원내대표는 누구?


대선 때 활약했던 박대출·윤재옥 강력 '거론'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회의실에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역할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새 원내대표 선출이 벌써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하마평에만 10명의 인사가 거론된다. 차기 원내대표의 향배는 내분 장기화로 인한 초유의 위기 상황과 여소야대 정국 돌파를 위해 '윤심(尹心)'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 원내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힌 기자회견에서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고 당에 주문했다. 지난 4월 8일 윤석열 정부의 집권 여당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153일 만이다. 그간 검수완박 합의 번복과 사적 채용 논란 관련 발언, 윤 대통령과의 '내부 총질' 문자 유출로 숱한 논란을 불러왔다. 당내 비상 상황을 유도한 장본인이라는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 당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은 이르면 오는 19일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선거를 개최한다. 새 비대위가 추석 연휴를 마친 후 공식 출범, 원내대표 선거를 위한 실무적 준비 기간과 후보들에게 필요한 선거 운동 기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임 원내대표는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함께 위기의 집권여당을 정상궤도에 올리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 받는다. 이와 함께 10월 예정된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도 예정되어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원내대표 선거가 일주일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에 여론의 시선이 쏠린다. 5선 조경태, 4선 윤상현·김학용·홍문표, 3선 김태호·김상훈·박대출·조해진·김도읍·윤재옥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우선, 혼란스러운 당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선수가 높은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감지된다. 초선·재선·중진 의원별로 갈등 구도가 형성된 시점에서 무게감 있는 원내 인사가 화합을 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4선의 윤상현(오른쪽)·홍문표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런 가운데 당의 내홍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선수가 높은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도 감지된다. /이새롬 기자

최근 권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한 윤상현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윤핵관 측의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며, 비대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홍 의원은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출마 권유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해진 의원은 앞서 비윤(非윤석열)을 내세워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낸 바 있어 여권에선 그의 도전을 상수로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시 나경원 의원에 패했던 김학용 의원이 재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5선 조경태 의원도 유력 후보로 분류된다.

그러나 차기 원내대표 선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윤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와 관련 <더팩트>와 만나 "원내대표 욕심내는 의원들은 많으나 선뜻 하겠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는 않다"며 "아마 윤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윤심을 업은 권 원내대표가 총투표수 102표 중 81표를 얻어 조해진 의원을 상대로 압승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윤심을 얻는 후보가 최종 원내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윤심에 힘입어 당내 비상 상황을 책임질 인물로 윤재옥 의원이 유력하게 꼽힌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 상황 실장을 맡아 '윤심'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민의힘 핵심 지지권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다. 차기 원내 지도부가 '지지율 반등'이라는 과업을 떠안은 만큼 지역 민심을 다독일 수 있다는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대구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윤 의원의 '보수층 결집' 전략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국회 기재위원장이자 대선 당시 유세지원본부장을 맡은 '친윤' 박대출 의원도 물망에 올랐다. 박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인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당의 안정화가 우선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흐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윤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난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약한 박대출(왼쪽)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강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국회사진취재단

그러나 일부에선 원내대표 선출을 경선 방식이 아닌 '합의 추대'로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5명 중 63명에 해당하는 초·재선 그룹이 원내대표 '선출'보다 '추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경선으로 치러질 경우 '권력 투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최근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개편을 통해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적지 않아 윤심의 향배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중진 의원은 "당분간 '원내대표'를 향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윤 대통령과 당의 교두보 역할을 할 원내 인사가 추대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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