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만 나오면 작아지는 대통령실…'의혹 불씨' 남긴 해명 반복


'미흡한 해명'에 커지는 의혹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지난달 19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중앙경찰학교 310기 졸업식에서 신임 경찰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실에서 소극적인 대응으로 의혹의 불씨를 남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의혹이 해소되기 전에 새 의혹이 나오는 일이 쌓이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은 스노우볼 효과(눈덩이 효과)로 점점 커지고 있다. 여러 차례 메시지 혼선을 자초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취임 100일 무렵 홍보수석(최영범→김은혜)까지 교체됐지만, 김 여사 관련 의혹 앞에서 유독 작아지는 모습은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재산내역에 없는 김 여사 '고가 장신구'…지인 장기 대여?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김 여사가 지난 6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했던 목걸이·팔찌·브로치 등 보석 장신구의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 내외가 신고한 재산 내역 중 보석류는 없었는데, 김 여사가 착용한 장신구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제품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 제4조(등록대상재산)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는 품목당 500만 원 이상의 보석류는 재산 등록을 해야 한다. 만약 등록 대상인 재산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빠트리거나 잘못 기재하면 '경고 및 시정조치',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일간신문 광고란을 통한 허위등록사실 공표', '해임 또는 징계 의결 요구' 중 하나의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윤재순 총무비서관에게 "대통령실 재산등록과 관련해 김 여사가 나토 순방 때 착용한 목걸이, 팔찌가 고가다 아니라는 기사가 있는데 재산 신고를 보니 보석류가 하나도 신고가 안 돼 있다"고 물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김건희 여사가 고가의 팔찌(붉은 원)를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렸다고 해명했다. <더팩트>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지난 5월 10일 이후부터 공개된 김 여사의 사진을 모두 확인한 결과 평상시에도 카르티에 팔찌를 착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뉴시스·대통령실

이에 권성동 국회 운영위원장(국민의힘 원내대표)이 "결산 심사를 위해 열린 운영위에 김 여사 관련 질의는 적절하지 않다"고 제지하면서, 전 의원은 운영위에선 답을 듣지 못했다. 대신 추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에서 전 의원 측에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리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구입한 금액이 재산 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어떤 지인에게 언제 빌린 것인지, 대여 조건은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SNS 등을 통해 "그럼 취임식, 사전투표 등 공식행사마다 목격되어 '김건희 문신템'이라 불리며 기사에까지 보도된 1600만 원짜리 카르티에 팔찌도 빌린 것인가. 또 (나토) 순방 출발 직전부터 착용한 2600만 원짜리 티파니 브로치는 서울공항 현지에서 빌렸다는 말인가. 대여했다는 보석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얼마에 빌렸는지 입증자료와 함께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 날(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 공식행사에 여사가 가는 일정에 사용되는 장신구 등이 지인을 통해 빌리는 절차가 대통령실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시는 건가'라는 질문에 "(2점은) 지인이 빌려줬다는 것이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서 구입한 고가의 제품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뒤 "(김 여사의) 공식활동을 위해서 여러 가지 공적 조직들이 도움을 드리지만, 사실 장신구 같은 그런 것들까지, 그것은 여사가 다양하게 판단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굳이 저희가 더 이상 첨언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인이 빌려줬다는 것 이상으로 저희가 더 설명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추가 의혹에 대한 질문엔 말을 아꼈다.

나토 순방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 내외와 친분이 있는 민간인 지인 신모 씨(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부인)의 동행 및 김 여사 수행 의혹을 두고 대통령실의 입장이 바뀌기도 했다. 당초 대통령실 관계자는 "신 씨는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무보수로 순방 기간 각종 행사 기획 등을 지원했다. 김 여사를 단 한 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대기 비서실장은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신 씨가 김 여사를 수행한 것인가'라는 의원 질의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다른 해명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리에 착석해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부적절한 인사들' 대거 대통령 취임식 초청 논란

윤 대통령 취임식에 김 여사와 관계된 부적절한 인사들이 대거 초청된 사실도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복수 매체들은 김 여사와 그 일가가 연루된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 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수사대 소속 A 경위가 윤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다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에 행안부는 "A 경위는 '국내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한 공로로 초청되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일 뿐 다른 일체의 고려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의도"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달 19일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별도로 여성 경찰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대통령과 부인이 함께 특정 행사에 참석해 같은 성격의 간담회를 별개로 여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특히 허위 학력 및 경력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김 여사가 경찰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왜 김 여사가 경찰들과 간담회를 했는지, 간담회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욕설·막말 시위를 벌여 논란이 된 안정권 씨 등 극우 유튜버 30여 명, 김 여사가 연루된 주가조작 의혹 업체 도이치모터스 대표, 대통령 공관 리모델링 수의계약을 맺은 업체 대표 등도 김 여사 초청으로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측은 "취임식 초청자 전체 명단을 갖고 있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장에 도착해 시민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거짓말' 의혹 일부만 반박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2일 '뉴스타파'는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법정에서 공개된 김 여사 녹취록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김 여사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계좌를 맡았던 '주가조작 선수' 이모 씨 △이 씨가 주식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수익을 내달라는 취지로 김 여사가 계좌를 맡긴 것이고, 도이치모터스 말고 10여 가지 주식을 (매매)했다 △이 씨가 손실을 본 후 돈을 빼고 '절연'했다 등의 발언을 한 게 거짓말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일부 매체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녹취록을 왜곡 해석한 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식으로 날조, 허위 보도를 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그동안 일관되게 2010년 1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이 씨에게 '일임 매매'를 맡긴 사실을 밝혀왔고, 이는 '명백한 진실'이다. (녹취록) 대화는 주식 매매 절차상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종전의 설명이 진실임을 뒷받침하는데도 마치 거짓 해명을 한 것처럼 왜곡 보도한 데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뉴스타파가 제기한 다른 두 가지 의혹인 '애초에 김 여사와 이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 만났다', '윤 대통령이 이 씨와 절연했다고 한 뒤에도 증권 계좌 매매 권한을 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거짓말'이라는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선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의혹은 쌓이는데, 대통령실의 명확한 설명은 없는 일이 반복되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김 여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거론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의 강력한 반발에 실제로 해당 조사나 수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민주당은 일단 오는 10월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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