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당직자의 직무정지 처분을 당무위원회에서 취소할 수 있어 '이재명 방탄' 논란을 일으켰던 당헌 개정안이 26일 중앙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재명 사당화' 논란으로 1차 당헌 개정안이 부결된 지 이틀 만이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 온라인 투표 결과,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566명 중앙위원 가운데 311명(54.95%)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확정된 개정안은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되, '정치보복으로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 의결을 거쳐 취소할 수 있다는 '당헌 80조' 개정안도 포함됐다.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우선해 당의 최고 의사결정 방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당헌 제14조2 신설안은 2차 개정안에서 제외됐다. 앞서 민주당은 두 조항을 모두 포함한 당헌 개정안을 지난 24일 중앙위에 상정했으나 재적 위원 과반에 미달해 부결된 바 있다. 이에 당 비대위는 '권리당원 당원 전원투표' 조항을 제외한 수정안을 전날(25일) 당무위에 올려 재의결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비대위의 당헌 개정안 재상정 결정에 대해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우려를 표해왔다. 이에 대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건 일종의 정치적 절충과 해법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해야지, 특정인의 사당을 만들기 위해 비대위가 앞장서는 것처럼 규정한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정무적 판단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위 문턱을 넘지 못한 '권리당원 전원투표 조항'에 대해선 "다음 지도부가 의원들과 당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정리해주면 좋겠다. 당내에 있는 여러 대의제기관 위상이 약화되거나 무력화되도록 하는 건 옳지 않다. 그것을 적절하게 절충하면 되는 문제"라고 했다.
당헌 개정 관련해 가장 앞장서 문제 제기해온 박용진 의원은 중앙위 의결 직후 "결론은 내려졌지만 몇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헌 80조 3항의 개정에 따라 향후 있을 당무위의 판단이 결코 특정인을 위한 방탄조항이 되지 않도록 우리 당무위 구성원들의 철저한 선당후사 정신과 책임감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삭제된 권리당원 전원투표 조항과 관련해서는 시간을 갖고 민주적 원칙과 절차에 맞게 당원들의 중론을 모아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