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복당? 직진 예고한 '이재명의 민주당'


與 난맥상에 강경 노선 뚜렷해진 李

이재명 의원이 최근 장관 탄핵 추진과 민형배 의원 복당 문제 등 강경한 입장을 연이어 밝히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정견 발표하는 이 의원.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여권 내홍을 틈 타 당대표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진본능'을 뽐내고 있다. 위장탈당 논란을 빚은 민형배 의원의 복당 허용을 시사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력 당권주자의 예고에 차기 지도부 '강경 노선'에 대한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시작한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당대표가 될 경우 처리할 현안으로 위장탈당 논란을 빚은 민 의원 복당을 허용을 언급했다. 그는 "당이 요청해서 한 일일 텐데 그걸 특정 개인 책임으로 귀결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다.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 '러닝메이트'로 불리는 박찬대 의원도 지난 5일 민 의원 복당에 대해 "희생에 따른 보상과 대우는 있어야 한다"며 힘을 실었다.

민 의원 복당 결정은 '당 빼고 다 바꾸겠다'며 쇄신을 약속했던 민주당으로선 난제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관련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소송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차기 지도부에 공을 넘겼다.

민 의원은 지난 4월 검수완박 입법 추진 과정에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법안 강행에 반대하자 그를 대신해 안건조정위에 들어가기 위해 탈당했다. 당시 당내에서도 '꼼수'라는 비판이 소장파 중심으로 나왔지만 당내 강경파와 강성 지지자들은 '당을 위한 희생'이라며 민 의원의 조속한 복당을 주장해왔다. 현행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탈당자는 당무위원회가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탈당일로부터 1년이 지나야 복당할 수 있다. 그러나 지선 참패 이후 '친명계'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민 의원 복당에 대해 "원칙대로 처리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쇄신 분위기에 맞춰 강성 팬덤과 거리를 두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같은 시기 이 의원이 강성 지지층의 과격 행위에 자제를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민형배 의원의 복당 허용 문제는 민주당의 쇄신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다.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는 민 의원. /뉴시스

최근에는 다시 강경 노선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경찰국 신설을 정부조직법 개정 없이 시행령으로 추진한 데 대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가 한동훈 법무 장관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유력 당권주자도 힘을 실은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각종 논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고, 경쟁하는 당권주자와의 체급 차이가 커 직진 본능이 다시 살아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니 존재감을 키우고 주목을 끌 수 있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이 많이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다른 당권주자들이 긴장감을 느낄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 조심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더 세게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의 민주당' 노선에 대해선 "'직진'하는 이재명 스타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닥치고 공격 모드"라며 '강경 노선' 색채는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내에선 '쇄신없는 민주당'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의 현안 대응 인식이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행안부 장관 탄핵과 민 의원 복당 찬성은 앞뒤가 안 맞는다"며 "행안부 장관이 탈법 행위를 했기에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측면은 저도 생각을 같이한다. 다만 그것을 탄핵 소추할지 말지는 검토해봐야 하는 문제다. (그런데) 민 의원은 국회법을 무력화하고 흔들어놓은 장본인인데 복당은 말이 안 된다. 다른 진영 사람은 엄벌에 처하고 우리 쪽 진영은 봐주자는 이야기밖에 안 되는데 그거야말로 고무줄 잣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으로부터 '민주당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더 심해졌다'라며 아주 호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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