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겨냥' 박용진 "선민의식·빈자혐오 참 부끄럽다"


"민주당, 승리할 때 남 탓 안 해…문재인의 길 걸어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 이재명, 강훈식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저소득층'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선민의식, 빈자를 향한 혐오다. 참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용진의 이기는 민주당 노선, 문재인과 정원오는 하는데 이재명은 왜 못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박용진과 이재명의 노선 차이와는 별도로 이 후보가 보여준 현실인식은 참으로 안타까웠다"며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계층이 현실을 잘 모르고 언론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 것 자체가 '그들이 다른 계층과 달리 정보를 제대로 잘 모른다'고 전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실인식은 실제 사실과 전혀 무관하다. 오히려 저소득층은 저학력이고, 따라서 왜곡된 정보와 정보 비대칭으로 제대로 된 사리판단을 못 한다는 선민의식"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민주당의 길을 멀리서 찾지 말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3선에 성공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예로 들었다.

그는 "5년 전 문 대통령이 선택된 가장 큰 이유는 부패와 비리 청산이었다. 그때의 언론 환경은 지금보다 좋았나. 이번 지선에서 57%를 얻어 모든 계층과 연령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정원오 구청장은 승리했다"며 "우리 민주당이 승리할 때는 언론환경이 좋았다가 지금 갑자기 나빠졌는가. 승리했을 때 민주당은 결코 남 탓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5년 전 문 대통령이 그랬고, 정 구청장은 하는데 이재명은 왜 못하나"라고 물으며 "이재명이 가지 못한 길을 박용진이 걷겠다. 모든 계층, 모든 연령층에서 다 이기는 길, 민주당이 험지에서도 이길 수 있는 길이다. 민주당다운 그 길을 걷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 29일 라이브 방송에서 "내가 아는 바로는 고학력, 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에 그렇다. 언론 환경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한 박용진(왼쪽), 이재명 당대표 후보자가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발언에 논란이 이어지자 이 후보는 30일 "취지와 맥락은 무시한 채 일부만 잘라내 왜곡하는 국힘(국민의힘)의 공격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제 발언 취지는 슈퍼리치 감세 및 서민 민생 지원 축소라는 잘못된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보수정당, 그리고 이런 정책이 국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일부 언론의 현실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일부지만 자신에게 손해를 입히는 정당을 지지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음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 왜곡이 있다고 비판하는 것을 넘어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정부여당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일반 국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리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견제를 위해 박용진 후보와의 '97그룹 단일화'를 논의 중인 강훈식 후보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짜뉴스와는 싸워야겠지만 언론이나 무엇을 탓하는 관점을 가지는 것은 잘못된 습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ejungkim@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