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파쇄하든 접수하든 당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 당시 당 서류 접수자를 향해 한 말)"
박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예비경선 후보 등록에 나섰지만 '접수증'은 받지 못했다. 당에서 '출마 자격 미달'을 이유로 박 전 위원장의 서류 접수를 거부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출마가 무산된 박 전 위원장은 후보 등록을 위해 냈던 당 기탁금 750만 원을 당으로부터 돌려받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류도 우편 배송을 통해 돌려받는다. 그는 이후 행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책을 집필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박 전 위원장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긍정적인 고려를 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민주당 전당대회 예비후보자 등록 서류를 들고 국회를 찾았으나, 접수 담당 당직자는 "규정에 따라 서류 접수 자체가 안 된다. 죄송하다"며 퇴짜를 놨다. 박 전 위원장은 반발 의사를 밝히며 "당에서 알아서 결정해주는 걸로 알겠다. 파쇄하든 접수하든 당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류를 접수처에 그대로 두고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관련 서류는 어떻게 처리됐을까.
<더팩트>는 당시 서류 접수를 담당했던 민주당 여성국에 방문해 박 전 위원장의 서류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문의했지만, 당 행사 관계로 담당자 대부분이 사무실을 비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후에도 응답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다만 박 전 위원장 측으로부터 '예비 후보 등록 거부' 사태 이후 절차를 파악할 수 있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19일 오후 "당 사무처로부터 (당 대표 출마) 기탁금을 돌려준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출했던) 서류도 우편을 통해 박 전 위원장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후보 기탁금은 당 대표 8000만 원(예비경선 1500만 원), 최고위원 3000만 원(예비경선 500만 원)이며, 39세 이하 원외 청년 후보는 50%를 감면한다. 박 전 위원장의 경우, 청년 후보군에 속해 예비 경선을 위해 750만 원의 기탁금을 냈고, 송금을 완료한 영수증을 관련 서류에 동봉했다.
당 대표 출마가 무산된 박 전 위원장의 향후 예상 시나리오로는 비대위원장 당시를 담은 회고록 에세이 출간, 전당 대회 출마 후보자들과의 연대 등이 점쳐진다. 박 전 위원장은 18일 향후 행보와 관련해 "일단 책을 집필하고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보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당권 주자들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후에 만나 이야기를 더 해봐야 할 부분이다. (아직 얘기하고 있는 분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박용진 의원과 연대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출마 무산 이후 페이스북에 "오늘로서 박지현의 정치가 끝나는 것은 아닐 거다. 그래서도 안 된다"며 "박지현의 '5대 혁신안'은 박용진의 '민주당 5대 혁신방안'을 통해 이어가겠다. 박지현의 정치, 박지현의 대국민약속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남긴 바 있다.
이와 함께 박 전 위원장은 한 라디오에서 "책을 내보려고 하고 있다. 일단 제목은 '20대 비대위원장의 민주당 80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비대위원장을 하며 지냈던 일을 청년으로선 어땠는지 가감 없이 풀어내려고 한다"며 출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현재 (책은) 60% 정도 쓴 상황이다. 목표는 8월 안으로 출판을 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용진 의원 등 당권에 도전한 타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그럴 생각은 없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