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다시 한번 이재명 국회의원을 겨냥했다. 이번에는 이 의원이 박지현의 당 대표 출마 허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가 불가능해진 박 전 위원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이제 이재명 의원님의 시간입니다'는 글을 통해 "이재명 의원님,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지 이제 말씀하셔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빼고 '어대명' 선거를 하는 것이 당을 혁신하고 다음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정말로 믿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외부인사들이 '당무위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공직도 하고 당직도 했는데, 대선 때 공헌했고, 비대위원장을 지냈고, 지지율도 3위인 저는 해당 없다고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이 의원을 도왔던 이유도 다시 한번 상기했다. 그는 "대선에서 저는 여성과 청년들에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에 맞서 대한민국을 차별과 혐오에서 구해낼 후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저는 마지막 TV 토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이 후보께서 성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윤 후보를 몰아붙이던 장면은 정말 감격스러웠다. 그때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이 의원이 변했음을 시사했다.
박 전 위원장은 또, 이 의원이 비재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던 이유는 "민주당을 청년과 여성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비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 청년 공천 확대, 검수완박 속도조절, 민생을 위한 협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주장했다. 그리고 국민들께 민주당이 반성과 혁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민주당은 거꾸로 갔고 결국 참패했다"며 "그때 반성하고 혁신하자는 저의 주장에 침묵했거나 반대한 분들은 지금 대거 당 대표 선거에 나왔고, 민주당을 위해 반성과 혁신을 외친 저만큼은 정무적 판단 규정이 있음에도 무조건 안 된다며 막아서고 있다. 이것이 혁신을 하겠다고 약속한 정당이 취할 바람직한 태도인지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저는 민주당이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당으로 혁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 민주당이 이제 쓴소리하는 청년 정치인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박지현의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3%대로 추락에도 민주당 지지율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배경으로 민주당이 청년 정치인을 토사구팽하면서 당을 바꾸겠다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저의 출마를 끝까지 허용하지 않는다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을 거부하는 낡은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 경고하며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서 이재명 의원과 혁신 경쟁을 하게 된다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높아지고 다음 총선에서 3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제 이재명 의원께서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혀 주십시오"라며 "당심과 민심의 거리를 좁히는 정치를 함께 해 나갔으면 한다.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고, 다양한 혁신 아이템이 경쟁하는 전당대회를 만들고자 한다. 그래야 우리 민주당은 이기는 정당이 될 수 있다"며 당 대표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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