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 해외 순방에 이원모 인사비서관 부인이 민간인 신분으로 동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다. 대통령실은 그가 '국제 교류 행사 전문가'라고 해명했지만, 실제 전문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 비서관 부인 신 모 씨는 지난달 28~30일(현지시간) 윤 대통령 부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행사 기획 업무를 수행했다.

신 씨가 대통령실 직원 소속이 아닌 민간인 자격으로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하고 이를 기획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은 신 씨에 대해 "오랜 해외 체류 경험과 국제 행사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순방 기간 각종 행사 기획 등을 지원했다"며 "민간인 자원봉사자도 순방에 필요한 경우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순방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개인적 인연이 있는 데다, 신 씨와 그의 모친이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2000만 원을 후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선 논란'으로 이어졌다. 남편 이 비서관이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라는 점도 의혹 확산에 한몫했다.

대통령실은 "(신 씨가) 해외 행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첫 순방에서 전체 행사를 기획하고, 사전 답사도 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서 저희가 그분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며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어 의중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을 행사에 반영시킬 수 있는 분이라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해명에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신 씨의 '전문성'이 해소되지 못한 점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은 신 씨를 '국제 교류 행사 전문가'로 소개하며 그 근거로 '국제 행사 기획 역량'을 꼽았다. 하지만 신 씨의 경력을 살펴보면 동의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신 씨는 아나운서를 거쳐 그의 부친이 운영하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관계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했다. 신 씨는 한방 관련 A사에서 2007년 4월~2012년 11월, 2020년 6월~2022년 4월까지 사내이사를 지냈다.

이어 한방 원료를 납품하는 B사에서 2018년 6월~2021년 6월까지 사내이사를 맡았다. 2020년 5월~2022년 4월까지도 역시 한방 관련 C사에서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했던 '국제 행사 기획'과는 사실상 무관한 경력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신 씨에게 어떤 전문성이 있는지'에 대해 "(신 씨가) 하는 업무 자체가 그 회사에서 글로벌 부분이다"며 "주로 하는 일이 국제 교류, 행사 기획 등이다"고 답한 바 있다.

신 씨는 부친이 운영하는 재단 산하 병원에서 글로벌협력실장과 메디컬아카데미 글로벌위원장을 지냈다. 또 부친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한방병원협회 국제이사를 역임했다. 신 씨가 외국 행사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경력은 글로벌협력실장과 메디컬아카데미 글로벌위원장 정도다.

신 씨가 글로벌협력실장으로 있던 병원은 주로 해외에서 간담회, 학술교류회, 강연 등을 가졌다. 이외에 해외 이벤트는 대학 강의, 해외 방송 프로그램 출연, 해외 의료진 국내 방문, 해외 의료 봉사 등에 그친다.

메디컬아카데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메디컬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해외 활동은 영상 프리젠테이션, 국제학술대회, 해외 의료진들의 국내 방문, 학술교류협정 체결, 의료봉사활동, 해외 강의 등이다.

신 씨의 관련 경력이 대통령 해외 순방을 기획할 정도의 전문성과 연결지어 볼 수 있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메디컬아카데미와 관련된 신 씨의 경력이 대통령 공식 행사와 같은 대형 기획보다 의료 관광객 유치 등을 맡는 코디네이터에 더 가깝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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